(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서울채권시장의 연이은 채권 강세 재료가 원화 채권의 프리미엄을 형성 중이다. 당국이 크레디트 발 자금경색의 위기를 잠재운 데 이어 통화정책 균형을 내세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정책 시그널(신호) 등이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최근 변동성이 큰 만큼 우리나라 국고채 금리가 주요국 대비 낮은 현상이 지속하기에 불확실성도 상존한다. 시장참가자들은 세계국채지수(WGBI)와 부동산 발 크레디트 불안 재발 등 당국이 챙겨야 할 요인들이 남았다고 진단했다.

19일 연합인포맥스 종합차트(화면번호 5000)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고채 10년물과 호주 국채 10년물의 금리차는 전 거래일 기준으로 마이너스(-) 22.02bp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금통위 때 -30bp 이상으로 벌어졌다가 가격 부담에 좁혀졌는데, 전일에 다시 5bp가량의 스프레드(금리차)를 추가했다.



지난해 10월만 해도 우리나라 장기 국고채 금리는 호주 대비 40bp 이상 높았다. 가파른 금리 정상화 이후 국고채 금리 패닉에 은행채·한국전력공사채권(한전채) 공급 폭증, 레고랜드 사태 이후 크레디트 위기까지 더해진 영향이다. 우리나라가 WGBI 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에 등재된 것이 작년 9월 30일인데, 이 효과를 전혀 누리지 못했던 셈이다.

당국의 발 빠른 유동성 공급 등에 오버슈팅된 금리는 점차 회복됐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장기 국고채 금리는 같은 만기 호주 국채 수준을 따라잡기 시작했다. 연말·연초 유동성이 풍부했고 이창용 총재까지 비둘기파(도비시) 발언으로 금리 수준을 낮추는데 한몫했다. 금통위원들의 터미널레이트(terminal rate, 최종금리) 공개부터 물가·성장·금융안정에 대한 균형 시사까지 다양한 시그널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현재 호주 기준금리가 우리나라보다 40bp가 낮고 이미 금리인상 기조가 마무리됐다는 인식이 강한데, 우리나라 장기 금리가 호주에 가까워진 것은 그만큼 경기 침체 우려가 컸다는 것"이라며 "이창용 총재가 경기 우려가 시장에 공감을 사면서 레벨을 더 낮출 수 있는 환경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국내 기준금리 향방에 따라 양국의 스프레드는 달라질 것이다. 2017년 9월 이전에는 우리나라 금리의 호주 대비 역전폭이 더 컸다.

최근 원화채권 프리미엄을 당국이 만든 만큼 역할이 더 남았다고 시장참가자들은 판단한다. WGBI라는 큰 이벤트와 부동산발 불안 완화 등이 꼽힌다.

자산운용사의 채권 관계자는 "아직은 WGBI의 효과가 미미하고 올해 들어 외국인이 국고채를 순매도 중이기 때문에 다음달 중에 매수세로 전환하지 않으면 3월은 만기 때문에 걱정이 또 생긴다"며 "이들의 선물·현물 매수세가 조화를 이뤄야 최근 금리 하락도 오버슈팅이라고 덜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의 채권 운용역은 "둔촌주공발 리스크가 올라오지 않았지만 상반기 안에 위험성이 커질 수 있다는 생각들은 있다"며 "이 불안을 당국이 어떻게 스무딩하는지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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