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연초부터 나타난 글로벌 증시 반등과 원화 강세가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의 귀환을 재촉하고 있다.

국내 증시로 외국인 자금의 유입이 활발해지는 동시에 반대편에서 서학개미들의 해외 주식 매수 열풍이 불고 있다. 이로 인해 달러 수급은 한층 팽팽해졌다.

27일 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이번 달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8억5천7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전월 2억2천만 달러 순매도를 기록한 이후 큰 폭으로 반등했다.

월별로는 재작년 7월(9억8천억 달러) 이후 1년 6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순매수를 기록했다.

지난해 서학개미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고강도 긴축 여파로 순매수세를 크게 줄였다. 연준이 금리 인상 보폭을 75bp로 확대한 6월 이후 순매수는 줄곧 4억 달러대를 넘지 못했다.

하지만 새해 들어 첫 달에만 이보다 두 배 넘는 순매수가 몰려들었다.

주요 증시가 일제히 반등세를 보이자,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급락한 기술주에 대한 저가 매수와 주가 급등에 따른 반대 방향 베팅, 헤지 등이 유입했다.

이달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테슬라로 3억2천400만 달러를 사들였다. 그다음은 반도체 인버스 레버리지 3배 ETF와 애플 등이 차지했다.

작년 이후 서학개미 미국주식 월간 순매수 규모


이처럼 서학개미 순매수가 늘어나면서 서울 외환시장의 달러 수급은 양방향으로 한층 더 팽팽한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증시 호조는 외국인 자금을 국내 증시로 유입시키며 커스터디 매도 요인으로 작용했다. 올해도 코스피는 글로벌 증시와 함께 10.38% 상승했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5조8천억 원 순매수했다.

이에 비하면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순매수는 약 7분의 1 규모에 그친다. 다만 최근 수입업체 결제 수요가 탄탄한 만큼 달러-원 공방은 한층 치열해진 모습이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확실히 설 연휴 동안 개인들의 해외주식 순매수도 있었다 보니 달러 매수세가 늘었다"며 "좀 더 환율이 내려갈 수 있는 상황에도 하단을 지지하는 데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의 딜러는 "해외주식 투자를 위한 달러 매수가 작년 3분기 저점을 찍었을 때보다는 많이 올라왔다"며 "증권사마다 고객들 투자성향이나 회전율에 따라 다를 텐데, 해외투자가 늘어나는 흐름은 비슷할 것 같다"고 말했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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