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달러-원 환율이 하락 일변도를 탔던 와중에도 1,220원 선을 하향 돌파하지 못하면서 하방 경직성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6일 외환당국의 달러 매수 스무딩 오퍼레이션에 대한 부담감이 적지 않은 와중에 미국 고용지표의 예상외 호조도 더해지면서 달러-원이 당분간 1,200원대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달러-원은 이달 유럽중앙은행(ECB)과 잉글랜드은행(BOE) 금리 결정 이전까지 꾸준히 내림세를 탔다. 올해 첫 거래일 8.10원 상승을 제외하면 전일 대비 5원 이상 상승 마감한 날이 없었다.

다만 하락 폭도 제한됐다. 미국의 12월 임금 상승률 둔화로 지난달 10일 1,230원대에 진입한 이후 20일 넘게 1,230원 선에서 머물렀다.

외국인 코스피 순매수 금액이 연초 이후 7조 6천억 원에 달하고 조선사의 수주 물량이 7조 원을 웃돌았음에도 낙폭은 크지 않았다.

비둘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도 달러-원은 하단이 지지가 됐다. 장중 1,216원까지 저점을 낮췄지만, 낙폭을 만회하며 개장가보다 높은 1,220.90원에서 마감했다.

달러-원 일봉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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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러들은 외환 당국이 달러 매수를 지속하며 하단을 받치고 있다고 추정했다.

올해 하반기 국내 물가 상승률이 3%대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는 물가 대응보다는 수출 촉진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연합인포맥스가 1월 30일 송고한 '물가서 수출로 목표 바꾼 정부…외환시장도 골대 변경' 제하의 기사 참고) 달러-원 낙폭이 과도하면 국내 기업의 수출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는 만큼 외환당국도 달러-원 하락에 제동을 걸 수 있다.

은행의 한 외환 딜러는 "지난해 달러-원 폭등 시기에 시그널을 주는 것처럼 강하게 들어오는 것은 아니지만, 당국이 꾸준히 하단을 받치고 있는 듯하다"면서 "달러-원 1,100원대는 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연금의 달러 매수도 당국의 입장에서는 반가울 것"이라며 "달러-원이 하락 재료에는 무디게 반응하고 상승 재료에는 강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은행의 딜러도 "커스터디 매도로 달러-원이 내려갈 만하면 매수세가 붙어 하락에 제동이 걸렸다"면서 "시장에도 당국 경계감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간 원화 강세 폭이 다른 통화에 비해 컸던 것도 사실"이라며 "수출 감소세를 고려하면 원화가 고평가된 부분이 있고 당국의 스탠스도 있어 달러-원 추가 하락은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당국 부담이 커진 와중에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고용 지표가 달러-원에 반등 재료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의 1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51만7천 명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 18만7천 명 증가를 크게 웃돌았다. 실업률도 1969년 5월 이후 가장 낮아지는 등 노동 시장은 여전히 타이트한 모습이다.

견조한 고용 지표에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은 큰 폭 반등했다. 전장 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247.00원(MID)에 최종 호가되며 서울환시 현물환 종가에서 20원 가까이 뛰었다.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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