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회사채 시장에 불어온 훈풍에 증권사가 발행하는 공모 회사채도 개별 민평금리보다 두 자릿수로 낮게 발행되고 있다. 지난해 혹독했던 증권채가 올해 전례 없는 강세 발행을 이어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용등급 'AA+' KB증권은 2년물 3천300억원과 3년물 1천500억원을 각각 개별 민평금리보다 19bp와 30bp 낮은 수준으로 발행하기로 확정했다.

지난달 31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2년물과 3년물의 금리밴드를 -30bp ~ +30bp로 제안했는데, 기관투자자들은 2년물에 -37bp ~ +25bp, 3년물에 -40bp ~ +0bp 사이로 들어온 결과다.

KB증권이 회사채 수요예측을 시작한 지난 2018년 3월 이래 가산금리가 -30bp 수준에서 정해진 전례는 없었다. 최종발행금리가 개별 민평금리보다 낮은 수준으로 확정된 것도 지난 2019년 4월이 마지막이다.

뒤이어 지난 2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신용등급 'AA-' 키움증권에는 기관투자자들이 금리를 더 강하게 참여했다.

키움증권은 2년물 금리밴드를 -30bp ~ +50bp로 제시했는데, 기관투자자들은 -40bp부터 50bp까지 들어왔다.

그 결과 키움증권은 최대 발행 가능한 금액인 3천억원을 개별 민평금리보다 28bp 낮은 수준으로 발행하기로 확정했다.

키움증권이 설립 이후 첫 회사채를 발행한 지난 2017년 이래 개별 민평금리보다 낮은 수준으로 발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증권사들이 연이어 민평금리 대비 언더 발행에 성공할 수 있었던 건 회사채에 대한 높은 투자심리 덕분이다.

지난주에만 증권채에 몰린 투자수요는 총 1조9천150억원이었다. 특히 지난달 31일 KB증권 2년물에는 5천억원이 들어왔는데, 키움증권 2년물에는 7천150억원이 들어오는 등 투자수요는 계속 늘어나는 모습이다.

증권채에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인 건 운용사 투자일임재산·신탁·집합투자재산 계정이었다. 해당 계정에서는 증권채 수요예측에 총 1조1천500억원의 자금을 참여했다. 최근 채권에 주목하는 개인투자자가 늘어나면서 채권형 펀드가 인기를 끌고 있는 덕분이다.

연기금을 비롯해 은행·보험 등 자기자본을 운용하는 기관투자자들도 총 5천300억원어치를 참여했다. 투자매매·중개업자는 총 2천150억원어치를 넣었다.

향후 회사채 프라이싱에 나설 대신증권, 미래에셋증권의 수요예측 결과도 주목된다. 두 증권사는 각각 최대 2천억원과 3천억원, 총 최대 5천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증권채에 몰린 투자수요는 총 1조9천150억원인데 실제로 받아 간 규모는 8천40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시중에 남아있는 증권채 투자수요는 최소 1조750억원이다. 예정된 공급량보다 많은 셈이다.

이경록 신영증권 연구원은 "연초 대규모 투자수요가 몰리면서 초강세 발행이 이어지고 있다"며 "다만 AA급 회사채 발행금리가 빠르게 내려오면서 투자 매력이 많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hrso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9시 14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