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KB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이 연달아 회사채 조달을 나선 가운데 대신증권이 유난히 약세 발행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채권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이 회사채를 선별적으로 담는 모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언더' 발행 릴레이 속 '오버' 발행…대신증권, 아쉬운 가산금리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전일 1천억원 규모 무보증사채를 발행하기 위한 수요예측에서 3천15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주문 물량으로만 보면 선방했다.

하지만 금리 수준으로 보면 앞서 수요예측을 진행했던 KB증권과 키움증권보다 상대적으로 아쉽다.

대신증권 2년물은 신고금액 600억원이 개별민평금리 대비 -5bp 안으로 들어왔다. 3년물의 경우 신고금액 400억원이 개별민평금리 대비 +12bp 안으로 들어왔다.

KB증권과 키움증권은 언더 30bp 수준 내로 신고금액을 채웠던 것과 비교하면 가산금리(스프레드)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KB증권 2년물과 3년물은 각각 신고금액 1천500억원이 개별민평금리 대비 -25bp와 -30bp 안으로 들어왔다. 2년물의 경우 발행규모를 증액하면서 최종발행금리는 개별민평금리에 -19bp를 가산한 수준으로 결정됐다.

키움증권 2년물은 신고금액 1천500억원 기준으로는 개별민평금리 대비 -31bp, 최대 발행 가능한 금액 3천억원은 -28bp 낮은 금리로 들어왔다.

◇'무조건 담자'는 그만…부동산 PF 우려 피하자

대신증권이 수요예측을 진행했던 지난 6일, 채권금리 흐름이 불리한 상황이긴 했다. 전일은 긴축 조기 중단 기대가 꺾이며 국고채 2년물 금리가 하루 만에 16.3bp 뛰었던 날이다. 대신증권의 2년물 개별민평금리도 연 4.364%로 하루 만에 11.7bp 올랐다.

하지만 같은 날 발행에 나섰던 동일 등급(AA-) 호텔신라와 LG이노텍도 2년물 기준 각각 가산금리 -35bp와 -26bp 수준에서 물량을 채웠던 점을 고려하면 '타이밍'만이 문제는 아니었다.

그보다는 대신증권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우발채무가 많은 증권사라는 점이 영향을 끼쳤다.

부동산 경기 악화 우려가 가시지 않으면서, 회사채를 적극적으로 담고 있는 투자자들도 부동산 PF 관련 채권은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모습이다.

대신증권은 부동산PF(브릿지론 포함) 관련 우발채무 규모가 지난해 9월 말 기준 1조166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49.8%였다. 이 중 절반 이상이 중·후순위 약정으로 구성됐다.

반면 키움증권은 부동산 관련 익스포져가 낮은 편으로 평가됐다.

부동산PF(브릿지론 포함) 관련 우발채무 규모가 지난해 9월 말 기준 1조782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27.2%였다. 중·후순위 약정 비중은 23.1% 수준이다.

특히 키움증권은 위탁매매(리테일) 부문에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면서 다른 부문의 이익변동성을 완충하고 있다. 위탁매매 부문이 영업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5.5%에 달한다.

채권시장 한 관계자는 "회사채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며 "다만 부동산 PF와 관련 없이 순수하게 영업활동을 하는 일반회사를 선호하는 곳들이 많다"고 전했다.

KB증권은 부동산 PF 관련 신용공여 규모가 3조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52.6%이지만, 10%가량이 AA급 이상의 거래상대방으로부터 신용보강을 받고 있다. 중·후순위 비중이 15% 이내로 낮은 수준이고 평균 LTV도 40%대로 양호하다.

특히 KB증권은 대주주가 KB금융지주라는 점이 가장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채권시장 다른 관계자는 "크레디트 시장에서 가장 우려하는 건 혹시나 발생할 부실 우려에 대응할 수 있느냐인데, KB증권은 대주주의 지원 가능성이 높은 계열사이다 보니 워낙 잘 됐다"며 "키움증권은 대주주 지원 가능성은 없지만 리테일 기반이 워낙 확고해 투자자들이 올해 가장 우려하는 부동산 포지션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말했다.

hr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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