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금융지주사가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이 개인투자자 수요에 힘입어 연이어 대규모 흥행을 기록하자 은행들도 기대감을 안고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선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발행이 예정된 은행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 규모는 총 2조원이다.

JB금융지주가 발행할 신종자본증권까지 합치면 총 2조1천500억원 규모의 은행지주·은행 신종자본증권 공급이 남아있다.

DGB대구은행은 오는 15일 1천억원 상당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발행예정일은 오는 24일로 정했다.

JB금융지주는 16일 수요예측을 거쳐 24일 1천5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17일로 예정된 수요예측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27일 최대 5천억원을 발행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오는 24일 최대 4천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발행예정일은 다음달 7일이다.

IBK기업은행은 최대 6천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고자 이달 말 수요예측(북빌딩)에 나선 뒤 다음달 초 발행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다음달 중 최대 4천억원 규모 후순위채를 발행하고자 준비 중이다.

앞서 금융지주사가 발행한 수요예측이 대흥행 기록을 연달아 세우면서 은행들도 서둘러 발행 채비에 나서는 모습이다.

올해 첫 발행에 나선 신한금융지주의 신종자본증권에 8천580억 원 규모의 자금이 몰렸다. 뒤이어 KB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신종자본증권에도 각각 9천440억원, 7천850억원, 9천900억원 등 모집액보다 최대 4배 가까운 자금이 몰렸다.

신종자본증권의 주요 투자자인 개인(리테일) 투자자들이 안정성과 고금리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이 채권을 찾고 있는 덕분이다. 은행지주가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은 발행 기관의 신용등급은 'AAA'급이라 부실 기관으로 지정될 우려가 낮은데, 선순위채보다 상환 순서가 뒤쪽이라는 이유로 금리가 높다.

금리 고점 인식이 확산하면서 5년 이상 장기채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수요도 늘고 있다. 연 4~5% 수준의 높은 이자수익뿐만 아니라 금리가 내려가면 채권 가격이 오르면서 매매차익까지 극대화할 수 있다.

발행사 입장에서는 탄탄한 수요를 바탕으로 국고채 대비 스프레드(금리 차이)를 좁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례로 우리금융지주는 발행금리가 연 4.65%로 수요예측 당일 기준 국고채 5년물 대비 스프레드가 141bp 수준이었다. 우리금융지주 출범 이래 역대 최저 스프레드다.

IB 업계 관계자는 "5년 콜옵션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5년 뒤 콜을 행사하지 않으면 스프레드를 기준으로 금리 재조정을 하게 된다"며 "이 때문에 발행사 입장에서는 절대금리뿐만 아니라 스프레드 수준도 중요한 평가 요소"라고 말했다.

hr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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