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이번 주(20일~24일) 달러-원 환율은 1,300원을 위협하는 불안정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예상보다 탄탄한 물가와 고용 지표는 달러 롱 심리를 부추기면서 달러-원 상승 작용을 강하게 일으키고 있다. 지난주 당국의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 조정)은 한 차례 빅피겨 경계감을 키웠지만, 큰 변동성 국면은 계속될 전망이다.

추가적인 경제 지표와 국내외 통화정책 재료 및 이벤트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특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나타난 연준 위원들 발언과 새로운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 지표는 달러 향방을 좌우할 만한 변수다.


◇ 독보적 美긴축 재점화 우려…달러-원 2개월 만에 1,300원대

전 거래일 달러-원은 장중 1,300원을 2개월 만에 돌파했다. 1,300원대 거래는 작년 12월 20일 이후 처음이다. 주간으로는 34.30원 급등했다.

최신 미국의 높은 인플레이션과 양호한 고용 지표가 잇따라 나오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 우려를 심화했다.

미 국채 금리는 고공행진을 지속하면서 달러 강세를 이끌었다. 지난주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2년물 국채 금리는 11.91bp 상승한 4.6298%에서 마감했다. 작년 11월 이후 3개월여 만에 가장 높다.

되살아난 달러 롱 심리에 역외 세력과 국내 수출입업체, 외인 커스터디 수요는 일제히 달러 매수로 기울었다.

국내 무역수지는 적자의 늪에서 악화일로다. 지난달 무역적자는 월간 기준 역대 최대인 126억8천9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번 달까지 1년 연속 적자가 유력하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 순매수는 잠잠해졌다. 지난달 외인은 코스피를 6조3천억 원 넘게 사들인 이후 이달 중순까지 1조8천억 원 순매수에 그쳤다.

거시 환경 변화에 수급 쏠림까지 겹치면서 외환당국 대응은 분주해졌다.

당국으로 추정되는 달러 매도와 함께 구두 개입성 발언도 나왔다.

기재부 관계자는 연합인포맥스를 통해 "오늘(17일) 환율의 움직임이 과도한 것 같다"면서 "조금 쏠림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 원화 변동성 증폭…FOMC 의사록·물가 지표·금통위 주시

최근 달러-원은 위아래로 변동성이 확대하고 있다. 이번 달에만 저점과 고점의 차이는 87.4원에 이른다. 작년 11월 이후 월간 변동 폭이 가장 크다.

연초부터 급락과 급등을 차례로 겪은 달러-원은 넓은 범위를 등락하면서 적정 레벨 탐색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장중 빅피겨(1,300원)를 상향 돌파한 이후 상단을 열어두면서도 강한 되돌림이 큰 폭의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부터 주요 지표, 국내 통화정책 이벤트는 달러-원에 영향을 줄 만한 요인이다.

주중에 FOMC 의사록은 시장의 긴축 둔화 기대를 되살릴지 관건이다. 당초 예상보다 물가 둔화 흐름이 더딘 상황에서 연준 위원들의 판단은 최신 지표 해석에 참고할 만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최신 개인소비지출(PCE)도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로, 연준 관계자의 발언과 함께 매파적 긴축 기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열린다. 대다수가 금리 동결을 전망하면서 달러-원 현물환과 스와프 시장에 한미 금리 역전 여파가 예상된다.

문정희 국민은행 연구원은 "이번 달 FOMC 의사록은 비농업 부문 고용이 발표되기 전 내용"이라며 "파월 의장이 회의 직후 'disinflation' 언급했고, 깜짝 고용 호조를 몰랐던 만큼 시장은 안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 인덱스 기준 105대 초중반, 달러-원은 1,320원까지 더 오를 여지는 상대적으로 적다"고 덧붙였다.


◇ 국내외 경제·금융 이벤트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한다. 22일에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 회의에 참석하고, 23일부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참석차 인도 뱅갈루르로 출국한다.

기재부와 한국은행은 22일 작년 말 대외채권 및 채무 동향 및 평가를 공개한다.

23일 기재부는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내놓는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21일 임시국회 업무보고가 있다. 23일에는 통화정책 방향 결정을 위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개최한다.

미국 금융시장은 이날 조지 워싱턴 탄생일로 휴장한다. 오는 21일은 미국의 2월 S&P(스탠더드앤드푸어스) 제조업과 서비스업 PMI(구매관리자지수)를 발표한다.

22일(현지 시각)은 FOMC 회의 의사록이 공개된다. 23일은 미국 4분기 국내총생산(GDP) 수정치와 주간 신규실업보험 청구자 수, 2월 캔자스시티 연은 제조업활동지수 등이 나온다.

24일은 미국의 1월 개인소비지출(PCE) 및 개인소득과 2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가 발표된다. 또한 필립 제퍼슨 연준 이사와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연설도 예정돼 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이날 중국이 대출우대금리(LPR)를 결정한다. 21일은 유럽 주요국의 S&P PMI가 발표된다. 22일은 뉴질랜드가 기준금리를 결정하고, 독일이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공개한다.

23일은 유로존 CPI가 공개되고, 일본 금융시장은 일본 황제 생일로 휴장한다.

24일은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 후보가 중의원 인사청문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같은 날 일본의 1월 CPI와 독일과 프랑스의 4분기 GDP 확정치가 나온다.

제롬 파월 美 연준 의장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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