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바람의 나라'와 '리니지'. 이 이름을 한 번이라도 들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온라인 게임'이란 장르는 두 게임에서 비롯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
[출처: 아키에이지 워 온라인 쇼케이스 영상 캡처]

세계에서 가장 오래 서비스 중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바람의 나라는 올해 세상에 나온 지 1만일 돌파를 앞두고 있다.

리니지는 국내 게임사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엔씨소프트를 지금의 자리에 있게 한 일등 공신이다.

이들 '장수만세' 게임은 같은 아버지를 두고 있다.

바로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다.

송 대표는 대한민국 게임 산업사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빼놓아서는 안 되는 인물이다.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에 86학번으로 입학한 그는 고(故) 김정주 NXC 이사를 동기로 만나 프로그래밍을 취미로 공유하며 금세 친해졌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산학 석사까지 함께 마친 이들은 1994년 12월, 역삼동 오피스텔에서 오늘날 한국 게임업계의 중역으로 자라난 넥슨을 공동 창업한다.

현재는 주류 산업으로 어엿하게 자리 잡은 게임이지만, 이때만 해도 게임으로 성공하겠단 생각은 '모 아니면 도'나 다름없었다.

넥슨이란 한 지붕 아래서 이들은 역사 판타지를 원작으로 한 1세대 MMORPG 바람의 나라를 탄생시켰다.

하지만 김 이사와 의견 충돌을 겪은 송 대표가 넥슨을 떠나며 둘의 동업은 막을 내렸다.

이후 송 대표는 아이네트에 입사해 또 다른 역작 리니지를 만들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서울대 한 학번 선배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여 리니지를 품고 엔씨로 적을 옮긴다.

1998년 상용화된 리니지가 이후 대한민국의 게임 지형도를 어떻게 바꿔 놓았는지는 긴 설명이 필요치 않다.

송 대표는 리니지로 대박이 터지던 엔씨에서도 2003년 떠났다.

그러고는 자신만의 게임 회사인 엑스엘게임즈를 세워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야심차게 준비한 레이싱 게임 'XL 1', 글로벌 지적재산(IP)을 기반으로 한 '문명 온라인'이 실패하는 아픔도 있었지만, 전 세계 2천만명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한 '아키에이지'의 성공도 있었다.

그러던 2020년, 송재경 사단은 카카오게임즈와 손을 잡는다.

카카오게임즈는 당시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며 확실한 '캐시카우'가 되어줄 MMORPG 게임의 확보가 필수적이었던 상황이었다
카카오게임즈는 엑스엘게임즈의 지분 52.97%를 보유하게 됐으며, 이전 투자금액을 포함해 1천300억원 가량을 지분 확보에 투입했다.

엑스엘게임즈의 기업가치가 고평가됐다는 지적도 일부 제기됐는데, 카카오게임즈가 국내 개발사 중 무게감 있는 곳을 빠른 시일 내 포섭하기 위해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

엑스엘게임즈 인수를 발표한 카카오게임즈는 그로부터 다섯 달 뒤,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당시 국내 IPO 역사상 최대 경쟁률을 갈아치우며 증시 입성에 성공했다.

카카오게임즈와 송 대표는 오는 3월 발표될 신작을 통해서 또 한 번 업계를 놀라게 할 예정이다.

오는 3월 21일, 카카오게임즈는 엑스엘게임즈가 개발한 신작 '아키에이지 워'를 출시한다.

아키에이지 워는 2013년 선보인 아키에이지의 후속작이다.

이 소식을 알리는 온라인 쇼케이스 영상 속 송 대표는 자신만만한 모습이었다.

송 대표는 "수백 명이 한 화면에서 쾌적하게 전투를 즐길 수 있도록 최적화에 힘을 쏟았다"며 "모든 유저가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 서로 다른 경험을 하고, 그 경험을 공유하며 새로운 즐거움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업금융부 김학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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