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속 '역대 최저 스프레드' 발행 성공…조달 경쟁력 입증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IBK기업은행이 올해 첫 신종자본증권 발행에서 실리를 톡톡히 챙겼다.

기존 계획보다 많은 6천억원어치를 선제 조달했다. 은행권 신종자본증권 중에서 가장 낮은 절대금리로 발행하는 데 성공하면서 조달 비용 절감 효과까지 얻어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매파적 행보에 국채금리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기관 투자자'를 공략하는 변화구 전략을 활용해 무사히 조달을 마쳤다.

◇기업은행, 신종자본증권 6천억원 증액…연 4.53% 발행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전일부터 본격적으로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신종자본증권) 투자자를 모집한 결과 6천억원 규모의 수요를 확보했다.

그 결과 기업은행이 목표했던 4천억원보다 증액 발행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8월에 이어 역대 최대 규모로 자본 확충에 성공했다.

기업은행은 전액 5년 콜옵션 조건으로 오는 13일 발행할 계획이다.

최종발행금리는 연 4.53%로 확정됐다. 국고채 5년물 전일 종가 대비 82bp 가산한 수준으로, 역대 최저 스프레드(금리 차이)다.

절대금리 측면에서도 올해 발행된 은행권 신종자본증권 중에서 제일 낮다. 앞서 신한은행과 국민은행, 대구은행의 신종자본증권 발행금리는 각각 연 4.63%, 연 4.67%, 연 4.73%로 확정된 바 있다.

이번 기업은행 발행에는 교보증권, 한양증권, SK증권이 인수단으로 참여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최근 금리 변동성이 커지는 추세다 보니 사전에 충분히 조달해 안정성을 확보하고자 했다"며 "올해도 국책은행으로서 정부가 여러 지원 사업을 요청했을 때 차질 없이 맡은 바를 수행하기 위해 증액 발행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금리 변동성 속 고군분투…'기관 저격' 변화구

최근 국고채 금리 흐름은 은행권조차도 신종자본증권을 원활히 발행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하루에도 10bp씩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는 변동성을 보이면서, 발행사와 투자자들 모두 적정금리에 대한 감을 잡지 못하는 상황이다.

기업은행도 외부 악재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날 오전 발행 계획을 확정하기 직전까지 투자자들과 수차례 미팅하며 눈높이를 맞추고자 했다. 수요예측에 앞서 투자자들에게 금리 스프레드로 65bp~80bp를 제시하면서도 열린 마음으로 그들이 원하는 금리를 받아봤다. 발행 일정을 미룰 가능성까지 염두하고 진행했던 딜이었다.

가장 난제는 리테일(개인) 투자자의 절대금리 눈높이는 맞추는 일이었다. 리테일 투자자는 최근 신종자본증권 흥행 가도를 이끈 주역이다.

절대금리를 추종하는 리테일 투자자는 기업은행 신종자본증권도 시중은행처럼 적어도 연 4.6%대로 나와줘야 한다는 입장이 강했다. 최근 국고채 금리가 급격히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은 '기관 투자자'를 저격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틀었다.

기관 투자자들은 국고채 대비 '스프레드'를 중점적으로 본다. 국고채 금리 변동성이 극심해지면서 적정 스프레드를 찾기도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지난주 국고채 금리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기관 투자자 입장에서는 최적의 환경이 됐다.

이번주 들어서는 국고채 금리가 빠지면서 발행사인 기업은행 입장에서도 스프레드 수준이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으로 도달했다. 투자자와 발행사의 눈높이가 맞은 시점이 도래한 것이다.

그 결과 기업은행 신종자본증권 투자자 비중을 살펴보면 6천억원 가운데 4천억원 이상을 기관 투자자가 가져갔다.

기업은행 입장에서 이번 신종자본증권은 절대금리와 스프레드 모두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국고채 금리는 지난해 8월보다 48.3bp 올라와 있는데, 기업은행이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 절대금리는 당시(연 4.59%)보다 낮은 연 4.53%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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