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최근 미국의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유럽계 크레디트스위스(CS)의 부실과 매각 등 글로벌 금융 불안 양상이 커지면서 대통령실의 경계감도 커지고 있다.

환율 쏠림과 레고랜드·흥국생명 사태, 최근 SVB 파산까지 지난해 5월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대내외 금융 불안 요인이 끊이지 않으면서 국내 금융시장으로의 전이 차단을 위한 대비 태세도 강화하고 있다.

정부는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거시금융상황점검회의와 기획재정부 중심으로 대응하는 동시에 장기적으로 주요국과의 금융 협력을 도모해 안전장치를 마련한다는 셈법이다.
 

'온라인·폰뱅킹 먹통'…SVB 고객들 예금 인출하려 '20m' 긴 줄

 

 


21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미국 스타트업의 자금줄이었던 미국 내 16위 은행 SVB는 최근 막대한 채권 손실과 주가 폭락, 뱅크런(현금 대량 인출 사태)으로 파산했다.

가상화폐 전문 은행 실버게이트의 청산에 이어 SVB가 파산하고 시그니처은행까지 폐쇄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 심리는 급속도로 확산했다.

은행권을 둘러싼 우려 속에 재무 건전성 문제가 부각된 스위스 2대 은행 CS마저 UBS에 매각되는 등 금융 리스크는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 분위기다.

결국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19일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 캐나다중앙은행(BOC), 영국중앙은행(BOE), 스위스중앙은행(SNB)과 스와프를 통한 달러화 유동성 강화 조치를 발표했다.

글로벌 자금조달 시장의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대책으로, 잇단 은행 파산으로 금융 시스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데 따른 대응으로 평가된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맞게 된 고금리, 고환율 환경부터 최근 불거진 미국발 은행권 위기까지 대내외 금융 불안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사흘 만에 첫 거시금융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는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함께 임기를 시작했다.

금융 리스크 관리를 거듭 강조하는 가운데 달러-원 환율은 꾸준히 뛰었고 1차 회의 후 3개월여 만에 2차 회의를, 4개월 만에 3차 회의를 열어 고환율 대책 등을 논의했다.

달러-원 상승세가 멈춘 직후에는 강원도의 레고랜드 관련 채무 불이행이 자금시장 경색을 유발했고, 뒤이어 흥국생명의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미이행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금리 급등 등이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키웠다.

올해 들어서는 연준의 확고한 통화긴축 기조가 달러-원 환율의 재상승을 유도하는 도중 SVB 파산 사태가 발생해 향후 경제 및 시장 전망이 한층 더 불투명해졌다.

 

 

 

 

 

거시금융 상황점검회의 주재하는 윤석열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명동 국제금융센터에서 열린 제3차 거시금융 상황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9.30 jeong@yna.co.kr

 

 


이에 대통령실을 비롯해 정부는 금융시장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3일 "SVB 파산으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산하고 있다"며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파산 요인, 사태 진행 추이, 미 당국의 대처, 국내 금융시장 및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전날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는 "SVB 사태를 포함해 대외 금융 불안 요인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라"면서 "리스크가 감지되는 경우 즉시 필요한 조치를 시행할 수 있도록 대비해달라"고 주문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경제·금융당국은 SVB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며 사태 파악과 대비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이 매주 일요일에 진행하는 이른바 'F4 회동'이 계속되는 가운데, 시장 상황이 악화할 경우 윤 대통령이 주재하는 거시금융상황점검회의도 열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는 미국, 일본 등 주요국과의 외교를 통해서도 금융안정을 꾀하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나 양국이 필요할 때 금융안정을 위한 '유동성 공급장치(liquidity facilities)'를 실행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협력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통화스와프 체결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평가다.

최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는 금융·외환 분야에서도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하기로 했다.

지난 2015년 종료된 한일 통화스와프의 재개를 예상케 하는 대목이다.

통화스와프가 독립기관인 중앙은행 간의 계약인 데다 관계 당국이 스와프 계약 체결을 긴급한 사안으로 여기지 않고 있어 당장 스와프가 성사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금융·외환 분야에서 협력한다는 원칙에 합의한 만큼 유사시 양국이 공조해 위기를 벗어나는 모습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일 확대정상회담
(도쿄=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6일 오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열린 한일 확대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3.3.16 kane@yna.co.kr

 


ywshi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8시 21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