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으로 우리 정부가 노리는 가장 중요한 효과는 외국인의 국고채 투자자금의 유입이다.

그런데 정부가 WGBI 편입을 위해 뛰는 와중인 작년 말부터 현재까지 외국인의 채권투자자금 유출이 일어나면서 금융시장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시장참가자들과 금융 당국은 외국인 투자자의 유출이 우리나라의 건전성 문제 때문이 아니라며 일시적일 현상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22일 연합인포맥스 금감원 외국인 보유 원화채 잔액(화면번호 4576)에 따르면 외국인의 우리나라 현물 채권 보유 잔액은 작년 12월부터 4개월 연속 감소 중이다. 지난 1월 감소폭은 약 7조 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나타내기도 했다.

외국인의 채권 자금 유출은 시장과 당국의 경각심을 일으킬 만한 사건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대외 건전성이 양호하다는 판단의 근거로 채권시장으로의 꾸준한 외국인 자금 유입이 자주 제시됐기 때문이다.

주식이나 외환 시장과는 달리 채권시장의 외국인은 경제 펀더멘털을 살피고 들어오는 장기 투자자기 때문이라는 논리다.

다만 시장과 당국은 외국인의 일시적 채권 매도에 지나친 우려를 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초 채권 자금 유출에는 ▲해외 공공기관의 투자 여력 약화 ▲외국인의 투자 포트폴리오 조정(다른 신흥국 비중 증가) ▲차익거래 유인 축소 등이 작용했다.

해외 공공기관과 민간 외국인의 포트폴리오 조정이 마무리되면 자금 유입으로 흐름이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또 최근 차익거래 유인도 다시 확대 추세로 바뀌었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2418)에 따르면 차익거래 유인을 나타내는 1년물 스와프 베이시스 역전폭은 올해 2월 3일 마이너스(-) 0.75bp까지 줄었다가 21일 -78.0bp로 확대했다.

스와프베이시스 역전폭이 줄어든다고 해도 무조건 우려만 할 것도 아니다. 외국인의 재정거래가 실제로 유입해 역전폭이 감소한 것으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 15일 스와프베이시스 역전폭은 하루 사이 17bp 좁아졌다. 이날 외국인은 2개월짜리 재정증권을 4천800억 원 샀고 만기가 1년 남은 국고채도 4천200억 원 순매수했다. 짧은 만기에 투자한 것을 고려할 때 재정거래 성격으로 보인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중앙은행 등 장기 투자기관도 무조건 장기채만 사는 것이 아니라 단기 채권에도 투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또 재정거래 유인도 외국인 채권 투자에 상당한 영향을 미쳐 투자자의 성격에 따라 장·단기를 일률적으로 구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3월 들어서도 외국인의 채권 잔고는 4조 원가량 줄어든 상태다. 다만 이는 대규모 만기도래에 따른 자연 감소로 파악할 수 있다.

지난 3월 10일 국고채는 24조4천320억 원의 만기가 돌아왔다.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은 외국인이 보유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합인포맥스 금감원 외국인 보유 원화채 잔액(화면번호 4576)에 따르면 외국인의 채권 잔고는 만기일 다음 거래일인 13일 7조3천억 원가량 줄었다. 다만 이후에는 순매수가 이어지면서 점차 다시 늘어나는 양상을 보인다.

금융시장의 한 관계자는 "3월에는 국고채 만기 상환이 있어 숫자가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을 제외하면 외국인 채권투자금이 계속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만기가 돌아온다고 해서 바로 당일 채권을 다시 사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향후 매수세에 점차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상장채권 잔액 추이(단위 : 억원)
연합인포맥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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