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국채당국이 월간 내놓는 발행계획에서 처음 보는 숫자를 들고나왔다. 15조원의 경쟁입찰 물량으로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연속된 세수 부족 소식과 함께 수급에 다소 부담이 될 만했지만 서울채권시장은 의외로 차분히 대응했다. 2분기 총발행액을 제시한 선제 시그널(신호)이 불안심리를 누그러뜨렸다는 평가다.

31일 연합인포맥스 국채추가발행 현황(화면번호 4516)에 따르면 지난해 월평균 국고채 경쟁입찰 계획 물량은 11조3천500억원가량으로 집계됐다. 작년 2월부터 월 14조5천억원의 국고채 발행 계획이 이어졌지만, 새 정부의 국채 축소가 동반된 추가경정예산안(추경)에 따라 총액 규모가 감소했다.

작년을 비롯해 2021년에 2분기에 선보인 14조5천억원의 월간 국발계가 지금까지는 최대규모였다. 이 기록이 다음달에 경신된다. 국채당국이 4월 국발계로 15조원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시계열만 보면 서울채권시장이 다소 놀랄만하다. 더욱이 이날은 세수 부족 현상까지 추가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올해 1월에는 세수가 전년 대비 6조8천억원 덜 걷혔고, 2월에는 부족 수치가 15조7천억원으로 확대했다.

최근 서울채권시장은 기준금리 밑으로 형성된 국고채 금리 부담 탓에 약세 재료에 민감한 편이다. 세수 부족은 국채 발행 확대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시장에서 분류됐다. 단기적으로나마 공급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날 서울채권시장은 과도하게 반응하지 않았다. 국채당국의 사전 소통이 시장의 불안감을 낮춘 것으로 풀이됐다.

국채당국은 국고채 전문 딜러(PD) 등 시장참가자들과의 최근 간담회를 통해 예상 발행 물량에 대한 의견을 청취한 것으로 전해진다. 비경쟁인수 부진에 대해 공감대도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국채당국은 4월 국발계를 내놓으면서 2분기 총발행액 계획도 공개했다. 재정 신속 집행 지원 필요성 등을 고려하면서 45조~55조원의 숫자를 제시했다. 3개월 기간의 정책 시그널로 매월 하순에 발생할 수 있는 노이즈를 차단한 것이다.

은행의 채권 운용역은 "이제 2분기에 국발계는 매월 15조원씩 연속으로 나온다는 컨센서스로 잡힐 것 같다"며 "총액이 같다면 연물에서 소폭 조정이 있는 정도기 때문에 시장으로서는 불확실성을 없앤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세수 부족이 계속 심각하다면 발행에 대한 주목도는 다시 커질 수 있을 것으로 진단됐다.

증권사의 채권 운용역은 "한 분기에 옵션이 많이 행사되면 10조 정도인데 낙찰 금리가 워낙 낮게 형성되고 있다"며 "세수 부족이 기대치 안에서 관리되느냐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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