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용태 삼일PwC 파트너



(서울=연합인포맥스) 코로나19의 어둡고 긴 터널에서 벗어나, 과거의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자연스러운 모습이 삶의 여기저기서 포착이 되고 있다. 이는 인간의 본성이라는 주제 앞에 당연한 귀결일 수밖에 없으나, 한편으로는 당연시했던 과거의 일상이 앞으로는 인간들에 의해 훼손되지 않기를 바라는 염원이기도 하다.

중세시대를 휩쓸었던 흑사병으로 인해 폐쇄적인 종교사회에서 개방적인 르네상스의 시대로 돌입했듯이, 경영일선의 M&A 추진 과정에서도 경제적 논리와 함께 ESG 확대가 큰 화두가 되고 있다. 물론, ESG를 실천하기 위한 과거의 노력이 윤리경영이나 인권경영의 기치하에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전 세계적인 팬데믹을 경험하면서 인류를 위한 생존의 문제로 이제는 좀 더 심각하게 인식하는 것 같다. 우선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및 지배구조(Governance)를 표방하는 문구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친환경 경영, 사회적 책임경영, 투명한 지배구조를 통한 지속가능한 발전의 추구라고 볼 수 있다.

최근 글로벌 회계컨설팅 네트워크인 PwC는 전 세계의 변화를 주도할 메가트랜드로 탄소중립 및 순환경제, 4차 산업혁명 기술, 자국우선주의를 꼽았다. 이들 중 가장 우위에 있는 ESG는 다른 두 가지 큰 흐름과 맞물려 글로벌 경제를 재편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ESG로 인해 기업 경영에 일어날 변화를 예상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친환경 경영이다. 과거에 '친환경'이라는 단어는 편익비용의 관점에서 상당 부분 간과되었다. 그러나, 미세먼지처럼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하는 환경 위기의 수위가 점차 높아지면서 법과 시스템을 통해 기업에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일례로 2023년 개정된 자원순환기본법(순환경제사회전환 촉진법)으로 인해, 단순 소각·매립 또는 재활용 등의 처리방안 수단에 의존했던 폐기물 관리가 앞으로는 폐기물 발생의 억제 및 순환경제 활성화의 방향으로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최근 폐기물 산업에 대한 M&A 트렌드가 폐기물의 에너지화 시설뿐 아니라 친환경 유관산업에 투자로 확대되고 있는 긍정적인 모습이 보인다. 또한 탈탄소와 친환경 에너지로 자본을 배분하기 위해 비핵심 자산 중에서도 고탄소배출 사업부를 축소하고자 하는 기업의 움직임이 늘면서, 친환경의 기조가 비즈니스의 포트폴리오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다.

둘째로 기업의 경영과 지배구조의 건전성 확보다. 최근 사회적 책임경영 및 투명한 지배구조를 확보해 기업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이유로 주주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하는 주주행동주의가 확산하면서, 기업 지배구조, 사업구조, 재무구조, 환경,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에 대한 개선 요구와 주주환원(shareholder return) 등에 대한 요구가 증대되고 있다. 한편으로, 이를 투자 목표로 표방하는 투자자들이 과거 대비 크게 활보하고 있다는 기사를 심심치 않게 접하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을 M&A의 주요 기회로 포착하여 적극적으로 나서는 투자자들의 모습도 모인다. 이런 변화에서 촉발되는 나비효과가 실제로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데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기업 경영의 중요한 부분에 쏠리고 있다는 점에서는 주목할 만한 변화다.

글로벌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PwC가 진행한 설문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 중 79%가 ESG 리스크와 기회를 투자 의사 결정에 중요한 요소로 고려한다고 답했으며, 49%는 투자 기업이 ESG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보유 지분을 매각할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배출 탄소 절감을 비롯해 주요 친환경 이슈에 대해서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고 답한 기업 CEO들은 30%가 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ESG가 주도하는 변화의 흐름이 언제까지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지만, 기업의 비즈니스는현재 진행형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시장확대를 비롯해 M&A 등 현재 수립한 전략을 성공으로 치환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ESG 리더십이라는 사실은 분명히다. (서용태 삼일PwC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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