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서울채권시장의 환매조건부증권(RP) 금리 변화가 심상치 않다. 약 두 달째 기준금리를 10bp가량 역전하며 풍부한 유동성 환경을 확인해주고 있다. 주요 시장금리의 이례적 현상을 선도하기도 한다.

민간 경제주체들에 무차별하게 적용되는 금리는 옳고 그름을 따질 수 없다. 다만 금리라는 통화정책 수단을 통한 유동성 관리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연합인포맥스는 최일선에서 하루 평균 50조원의 자금을 중개하는 자금중개사 헤드들에게 최근 상황에 대한 진단과 전망을 물었다.

12일 연합인포맥스 레포금리(RP) 일별추이(화면번호 2724)에 따르면 지난 2월 14일에 종합 RP 금리는 3.35%로 집계됐다. 이후 전 거래일까지 총 40거래일 동안 4거래일(2월 20일, 3월 8·9일, 3월 31일)을 제외하고 계속 RP 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낮게 역전됐다. 확실한 채권 담보만 있으면 단기자금을 조달하는 부담을 덜 수 있는 국면인 셈이다.



시간을 조금만 과거로 돌려보면 정반대의 현상을 목격할 수 있다. 작년 10월을 지나면서 RP 금리는 기준금리를 웃돌며 등락했고, 이따금 5~6%까지 치솟았다. 3개월 정도 전자단기사채(전단채)나 기업어음(CP) 금리는 10%에 육박할 정도로 자금 긴축을 겪기도 했다.

반년을 지나는 동안 레고랜드 사태를 비롯해 당국의 유동성 공급, 실리콘밸리은행(SVB) 이슈 등 다양한 재료들이 쏟아졌다. 아직 불확실성이 걷히지 않아 안개 속을 지나는 분위기다.

이에 연합인포맥스는 한국자금중개(KMB), 서울외국환중개(SMB), KIDB자금중개의 원화자금 담당 헤드들에게 최근 시장에 대한 진단과 전망을 인터뷰했다. 이들은 극심한 안전자산 선호를 빠져나오는 과정과 당국의 대책이 모두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정길영 한국자금중개 자금시장부 이사는 "레포시장은 기본적으로 채권을 기초로 한 거래로 채권시장의 움직임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면서 "단기자금시장 역시 올해 가장 큰 화두는 미국의 금리인상 레벨과 피벗 가능성 이에 따른 한국은행의 대응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주영 서울외국환중개 자금중개부장(이사)은 "신용 리스크가 커지면 담보가 있는 레포의 경우에도 거래가 원활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단기자금시장 문제가 타 시장으로 파급될 수 있다"면서 적극적으로 개입한 당국의 조치를 높게 평가했다.

김대곤 KIDB자금중개 본부장은 "현재 시장 상황은 여전히 정부 당국 대책의 연장선에 있다고 보인다"며 "올해 자금 시장의 변수는 안전자산 선호의 역방향으로 생각되는데, 당국이 앞으로 단기자금시장 안정화 방안을 끝내기보다는 비상시 가동 체제로 유지해 주는 것이 좋을 듯하다"고 말했다.

연합인포맥스는 이날부터 사흘간(12~14일) 원화 단기자금 담당 관리자급 인사들의 릴레이 인터뷰를 송고할 예정이다. 하루에 한 편씩 한국자금중개, 서울외국환중개, KIDB자금중개 순으로 공개한다. 인터뷰 기사는 '[롤러코스터 유동성]'이라는 제목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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