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300원 하향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전일 미국의 물가 관련 지표가 연속 둔화하면서 달러가 약세를 보인 영향이다. 여기에 위안화도 강세를 보여 달러-원은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전 11시 29분 현재 전일보다 11.40원 하락한 1,299.00원에 거래됐다.

이날 달러-원은 1,300원대 초반으로 개장했다. 간밤 달러 약세를 반영해 개장가 부근에서 한 차례 등락한 이후 1,300원 부근으로 하락 폭을 추가했다.

장 초반 1,297원대로 빅피겨(1,300원)를 하향 돌파했지만, 1,300원에서 강하게 하향 돌파하진 못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국내 증시가 강보합세에 그친 점도 추가 하락을 제한했다. 코스피는 전일 대비 0.3% 상승했다.

다만 달러-원은 1,300원 하향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

아시아 장에서 달러 인덱스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전일 미국 소비자물가에 이어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100.8대로 급락한 이후 반등한 몫을 반납하고 있다. 역외 달러-위안 환율(CNH)도 6.86위안대에서 6.84대로 내려왔다.

같은 날 싱가포르 중앙은행인 싱가포르통화청(MAS)은 시장의 예상과 달리 통화정책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긴축 기대가 되돌려지면서 싱가포르 달러는 하락 압력을 받았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매파적 발언도 이어졌다. 금융통화위원회 간담회 때에 이어 시장에 형성된 통화완화 기대가 과도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총재는 워싱턴에서 가진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중앙은행보다 시장이 실물 경제를 더 잘 알 수 있는지 지켜보자"며 "금통위가 보는 것은 (시장금리가) 과도하게 내려간다"고 말했다.

또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는 주요국 원유 감산을 들어 "인플레이션 경로가 내려가지 않는다면 정책을 재조정(recalibrate)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환율에 대해서는 "작년처럼 환율이 1,400원대가 되면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걱정할 필요 없다"는 견해도 전했다.


◇ 오후 전망

외환딜러들은 오후에도 1,300원 하향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은행의 한 딜러는 "장 초반 싱가포르 중앙은행의 정책 유지를 소화한 이후 달러 약세에 기반한 위안화 강세에 연동하고 있다"며 "어제와 달리 수출업체의 추격매도 물량은 별로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오후에도 위안화 움직임과 수급이 중요해 보인다"며 "1,300원 지지선은 뚫어내는 분위기로 반등 여지는 제한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른 은행의 한 딜러는 "간밤에 PPI가 예상치보다 많이 내려오면서, 달러-원은 이틀째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며 "네고 물량도 유입하면서 1,297원까지 빠졌는데, 1,300원 아래에서는 매수세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오후 들어 1,290원 중반까지 저점을 낮출지가 관건이다"라면서도 "종가는 전일 낙폭을 고려하면 1,300원 부근에서 기록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 장중 동향

달러-원 환율은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달러-원 1개월물 하락을 반영해 전장보다 6.90원 하락한 1,303.5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전일 PPI 둔화에 따른 달러 약세가 지속하면서 오전장에서 1,300원 안팎을 등락했다. 위안화도 반등하면서 하락 압력을 더했지만 1,290원대 저가 매수도 유입했다.

장중 고점은 1,303.90원, 저점은 1,297.50원으로 장중 변동 폭은 6.40원을 기록했다.

연합인포맥스 예상 거래량(화면번호 2139)에 따르면 현재 시각 기준으로 거래량은 약 47억 달러 수준이다.

같은 시각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47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고, 코스닥에서는 714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달러-엔 환율은 뉴욕장 대비 0.225엔 내린 132.333엔, 유로-달러 환율은 0.00206달러 오른 1.10660달러에 거래됐다.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981.00원을 나타냈고, 위안-원 환율은 189.64원에 거래됐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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