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국채 단기금리가 기준금리를 하회하는 역캐리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증권사 채권운용본부의 역마진 고민이 커지고 있다. 증권사들은 국채 거래를 줄이며 캐리 손실을 방어하고, 대고객 발행어음 금리를 내리며 조달 비용을 낮추는 등 역마진 최소화에 한창이다.

◇국채 역캐리 장기화…"뾰족한 수 없다"

9일 연합인포맥스 채권종합(화면번호 4101)에 따르면 전일 국고 3년물 금리는 연 3.261%로, 기준금리(3.50%)를 밑돌고 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2월까지만 해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이란 기대감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 3월 초 연 3.9%까지 올랐다. 하지만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 미국 은행발 신용 우려가 확산하면서 3월 말 급락했다. 그 이후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3.2% 내외에서 오르내리는 박스권에 머물러있다.

증권사 채권운용본부 입장에서는 채권금리가 휴지기를 갖는 시기에 역캐리를 타파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그나마 기준금리보다 높은 공채나 금융채 등으로 매수 수요를 옮겨가는 중이다.

증권사 한 채권 운용 담당자는 "국채는 기준금리보다 금리가 낮아서 추가로 금리가 내려갈 여지가 적다"며 "한전채나 은행채 등은 발행이 쏟아지면서 기준금리보다는 금리가 높다"고 설명했다.

연합인포맥스 투자 주체별 거래종합(화면번호 4568)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올해 2분기 들어 거래한 국채 규모는 약 118조8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8% 줄었다.

반면 공채 거래량은 14조1천억원가량으로 전년 동기보다 37.1% 증가했다. 금융채 중에서는 은행채를 제외한 캐피탈채와 카드채 등을 거래한 규모가 약 27조8천억원으로 같은 기간 7.9% 늘었다.

증권사 다른 채권 운용 담당자는 "지난 2010년 초중반 채권금리 인하기 때도 휴지기까지는 순캐리가 나온 적이 없었다"며 "아직 커브가 서 있거나 금리가 높은 A급 등을 찾으며 역캐리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달금리는 4%대…역마진 불가피

그런 와중에 조달금리는 여전히 기준금리를 상회하고 있다.

최근 신용등급 'AA'급 증권사가 발행한 회사채 금리는 3년물 기준으로 연 4% 수준이다. 미래에셋증권이 이날 연 4.040%,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2일 연 4.111%로 발행했다.

발행어음을 판매 중인 4대 증권사의 금리를 살펴보면 개인 1년 만기형 기준 KB증권 연 3.95%, 미래에셋증권 연 3.85%, 한국투자증권 연 4.1%, NH투자증권 연 3.85%다.

증권사들은 지난달 발행어음 등 각종 조달금리를 내리며 역마진 축소에 나서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말 원화 발행어음 CMA 신규가입 등 판매를 제한했다. 원화 발행어음 수익률도 개인 기준으로 적게는 0.15%포인트에서 많게는 0.30%포인트 줄였다. KB증권은 CMA 발행어음형 수익률을 연 3.65%에서 연 3.40%로 낮췄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 개인 CMA·수시물 발행어음 금리를 0.25%포인트 내렸다. 미래에셋증권은 랩(WRAP)형 CMA 보수를 0.05%에서 0.15%로 높이는 방법으로 수익률을 낮췄다.

증권사 한 채권운용 임원은 "운용하는 상품보다 조달하는 상품 금리가 더 높기 때문에 트레이딩에서 선방하더라도 역마진이 나올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hr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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