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정선영 특파원 =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이 시장 예상대로 금리를 25bp 인상했다.

잉글랜드은행(BOE)
연합뉴스 자료 사진

BOE는 11일(현지시간) 통화정책위원회(MPC)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 기준금리를 연 4.25%에서 4.5%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12번째 금리인상으로 2008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25bp 금리인상은 시장의 예상에도 부합한다.

영국 기준금리 인상폭은 지난 달 50bp에서 25bp로 축소된 후 2회 연속 25bp 인상했다.

5월 금리 인상 결정에는 7명이 찬성했고, 2명의 위원이 4.25% 금리동결 소수의견을 냈다.

금리 동결을 주장한 두 명의 위원은 에너지 가격 충격 및 기타 비용 상승의 영향이 해소됨에 따라 헤드라인 CPI가 2023년에 급격하게 하락할 것이라며, 통화정책 효과의 시차로 과거 금리인상의 영향이 상당한 수준으로 남아있다고 주장했다.

BOE는 높은 인플레이션이 현재 예상보다 더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신호가 있으면 추가 금리인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봤다.

통화정책 성명에서 BOE는 "더 지속적인 압력의 증거가 있다면 통화정책을 더 긴축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영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폭은 10.1%로 미국보다 훨씬 가파르다.

인플레이션은 식품 가격 급등세가 완화되는데 시간이 더 오래 걸려 내년에도 높을 것으로 BOE는 예상했다.


하지만 BOE는 향후 몇 달 동안 금리를 4.75%로 올릴 경우 인플레이션이 2025년 1분기부터 목표치인 2%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BOE는 인플레이션 상승률이 2025년 2분기에 1.1%, 2026년 2분기에 1.2%를 기록해 실질적으로 2% 목표치를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GDP 전망치는 대폭 상향 조정했다.

BOE는 앞서 2023년초 경기 침체가 올 것을 예상했지만 지난해 4분기에 영국 경제가 성장했고, 올해 1분기에도 위축을 피할 것으로 평가했다.

영국 GDP는 올해 상반기에 거의 평탄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파업과 추가 공휴일의 영향을 제외하면 완만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올해 영국 경제가 0.25% 성장할 것이라며, 이전에 0.5% 마이너스 전망에서 상향 조정했다.

2024년 GDP 전망치도 0.75% 성장할 것이라며 종전의 0.25% 마이너스 성장에서 상향 조정했다.

2025년 GDP 전망치 역시 0.75%로 종전 0.25% 성장률 전망보다 높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BOE가 성장률 전망치를 1997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향 조정했다고 전했다.

노동시장은 완화되기 시작했으나 단기적으로 2월보다 더 타이트한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봤다.

실업률은 2024년 말까지 4% 미만에서 유지된 후 4.5%로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금융시장 전문가는 BOE의 추가 금리인상 시사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코메르츠방크의 이코노미스트들은 "BOE가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지속될지에 달려있을 것"이라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달리 BOE는 아직 금리인상 중단 신호를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JP모건 자산운용의 마이크 벨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BOE는 금리를 4.5%로 유지해야 할 것"이라며 "더 많은 긴축은 인플레이션 억제에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은 경제 피해를 입힐 위험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2023년말까지 140만건의 고정 모기지가 만료돼 가계는 더 높은 금리로 재융자를 해야 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가계 지출이 줄어들어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고,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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