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점 가시권…美부채한도·G7 지정학 갈등 '경계'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이번 주(15일~19일) 달러-원 환율은 견고한 1,320원대 하단을 확인한 이후 글로벌 이슈와 지표에 주목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둔화로 인플레이션 불안은 고비를 넘긴 가운데 경기 침체 가능성에 시장의 관심이 향하고 있다. 주요국의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등 지표에 따른 경기 판단에 투자 심리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정치·지정학적 이슈도 있다. 미국 정치권의 부채한도 협상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둘러싼 미·중 갈등은 위험회피 불씨로 남아있다.


◇ 저가매수에 높아지는 환율 하단…美CPI 숏 심리 후퇴

지난주 달러-원 환율은 미국 CPI 등을 소화하면서 주간으로 11.70원 상승했다.

시장의 이목이 쏠린 미국 4월 CPI가 2년 만에 가장 낮은 상승 폭을 기록했지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추세적인 달러-원 하락은 없었다.

역외를 중심으로 달러 매도(숏) 베팅도 무위로 돌아갔다. 지난 2월과 비슷하게 FOMC와 물가 지표를 소화하면서 달러-원이 반등하는 패턴이다.

오히려 레벨 하단은 1,320원대로 견고해졌다. 1,300원대 초반에 있던 박스권에 대한 눈높이가 소폭 상향 조정되는 분위기다.

여전히 근원 물가를 중심으로 인플레이션 불안도 여전하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관계자들도 금리 인상 가능성을 거듭 상기시키고 있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1년 기대인플레이션은 4.5%로, 전월의 4.6%에서 소폭 내리는 데 그쳤다. 5년 장기 기대인플레는 3.2%를 기록해 전월 3.0%보다 높아졌다.

미셸 보우만 연준 이사는 타이트한 노동 시장과 높은 물가 수준이 유지될 경우 추가 금리 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보우만 이사는 "최근 고용 보고서와 소비자물가지수(CPI) 지표가 인플레이션이 떨어지고 있다는 충분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수의 연준 관계자는 인플레이션이 오래 끈질긴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견해를 강조하고 있다.

부채한도 상향 논의 후 기자회견 하는 바이든 美 대통령


◇ 열흘 만에 또 연고점…상승 트리거 속 당국·네고 대응 주목

어느덧 달러-원은 연고점(1,342.90원)을 가시권으로 두게 됐다. FOMC를 계기로 상승세가 꺾인 지 열흘 만이다.

최근 글로벌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달러-원에 상승 위험을 키우고 있다.

가장 먼저 미국 정부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이슈가 현재 진행 중이다. 오는 6월 전까지 부채한도 상향에 합의하지 못하면 디폴트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정치적 이벤트로 6월 전까지 결국 해결될 거란 기대에도 미국 단기 국채는 상환 우려로 급등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의회 지도부는 부채한도 증액을 위한 협상에 나서고 있다. 지난 9일 팽팽한 입장차를 확인한 이후 2차 회동은 이번 주에 다시 열린다.

지난 12일 열릴 예정이었던 2차 회동이 연기된 것으로, 내년 대선을 고려하면 양측의 견해차에 조율이 쉽지 않다는 견해도 있다. 공화당은 한도 상향의 조건으로 정부 지출 삭감을 요구하고, 바이든 대통령은 조건 없는 한도 상향을 주장했다.

오는 19~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는 G7 정상회의가 열린다. 외신에 따르면 G7이 중국의 경제적 강압에 우려를 표하는 성명 발표를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지난 11일 먼저 열린 G7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해 "G7이 중국의 경제적 강압에 맞서 대응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원화 약세에 민감도가 큰 재료다.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국인 중국과 지정학 갈등이 커지면 원화를 향한 펀더멘털 악화가 불가피하다.

주중에 예정된 중국과 미국 등 주요국의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지표 역시 대외 경기에 민감한 원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문정희 국민은행 연구원은 "중국의 4월 물가와 수출입 실적이 안 좋아 전반적인 경기 인식이 부정적"이라며 "미국 물가가 낮아지고 금리 인상이 끝나도, 경기가 안 좋으면 국내 수출을 악화하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환율이 내려가기엔 어렵고 위로는 가볍게 오른다"며 "주간으로 달러-원은 1,315~1,350원을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한국 수출 7개월째 감소세


◇ 국내외 주목할 이벤트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7일에 비상경제장관회의와 수출투자대책회의를 주재한다.

한국은행은 16일 올해 4월 수출입물가지수를 발표한다.

주요국에서는 경제 지표 발표가 다수 예정돼 있다.

이날에는 미국의 5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와 유럽연합(EU)의 춘계 경제전망과 3월 산업생산 등이 나온다.

16일은 미국과 중국에서 4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등을 발표한다. EU는 1분기의 국내총생산(GDP)과 3월 무역수지를 공개한다. 연준 관계자 발언도 예정돼 있다. 리사 쿡 연준 이사가 연설에 나서고, 마이클 바 연준 부의장은 청문회 증언을 한다.

17일 일본은 1분기 GDP 예비치를 내놓는다. 영국에서는 앤드류 베일리 잉글랜드은행(BOE) 총재의 기조연설이 있다.

18일은 미국의 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지수와 주간 신규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발표된다. 필립 재퍼슨 연준 이사 연설과 마이클 바 연준 부의장의 청문회 증언도 있다. 호주의 4월 실업률도 나온다.

19일은 일본에서 G7 정상회담이 시작된다. 같은 날 일본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독일의 생산자물가지수(PPI)가 공개된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경제보고서도 나온다. 또한 미셸 보우먼 연준 이사의 컨벤션 토론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의 회담도 있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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