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최근 박스권에 갇힌 달러-원 환율의 향방을 가늠할 만한 힌트로 장기 이동평균선이 주목받고 있다.

한 주 전만 해도 달러-원은 미국 부채한도 협상 지연과 위안화 약세로 차트상 이동평균선에서 상승 추세 전환을 의미하는 신호가 나타났다. 다만 번번이 상승세에 제동이 걸리면서 '상고하저' 전망으로 관심이 옮겨가기도 했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 거래일 달러-원 환율은 7.50원 내린 1,326.70원에 마감했다. 200일 이동평균선(1,326.64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지난 12일 달러-원의 단기 이동평균선은 장기 이평선을 돌파했다. 5일과 20일 이평선은 일제히 1,326원대로 뛰어오르면서 200일 이평선(1,325.99원)을 넘었다.

20일 이평선은 올해 처음으로 200일 이평선을 돌파했다.

기술적으로 단기 이평선이 중장기 이평선을 아래에서 위로 돌파하면 상승 추세 신호로 해석된다. 거래량도 전 거래일 141억 달러를 비롯해 매일 100억 달러를 넘어 추세 전환에 힘을 실었다.

다만 직전 3거래일 연속 달러-원은 하락 마감했다. 한 차례 연고점을 소폭 넘긴 이후 200일 이평선 수준으로 되돌아왔다.

달러-원은 번번이 1,340원대에서 상단이 막혔다. 5일 이평선도 지난 4월 하순에 이어 200일 이평선을 돌파했지만, 추가 상승세는 제한됐다.

시장 참가자들은 달러-원의 상승 추세가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과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에 막히고 있다고 진단했다.

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원이 1,340원을 넘어 상승 시도를 하기엔 고점 인식과 당국 경계가 강하다"며 "기술적으로 20일 이평선이 200일 이평선을 넘어가기 시작해 숏(매도) 포지션을 과감하게 잡기에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역내 이슈로 주요 통화와 비동조화가 강해지면서 연초 이후 과도한 원화 약세가 조정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양방향 수급이 팽팽하여 상·하단을 제한될 전망이다.

보조지표인 일간 기준 상대강도지수(RSI) 값도 49.82로 중립 수준에 가깝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지난주) 결국 달러-원은 1,325~1,345원 레인지 장세"라며 "연고점 경신을 시도하는 분위기로 시작해 무거운 분위기로 끝났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부채한도 협상이 안 되면 위험회피 심리가 훨씬 더 강할 텐데 그건 아니라는 안도감이었다"며 "아직 이벤트가 끝나지 않았고, 시나리오는 중기, 장기적으로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상고하저' 전망으로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

기술적으로 분석해 매수와 매도의 힘겨루기가 나타나면, 이동평균선이 모이게 되고 그 후에는 시장의 방향성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예상보다 하락 전환하는 시기가 늦어지면서 하반기 달러-원 눈높이를 한층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1,320원대 하락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과 미·중 갈등의 격화가 계속된다면 원화가 반등을 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은 1,300원 가까이 내려간다고 해도 추가적인 하락보다 더 늦기 전에 달러를 사자는 대응하고 있다"며 "기존에 달러-원의 '상고하저' 전망에서 지금은 하반기 레벨을 상향 조정해야 할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달러-원 일별 추이 및 이동평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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