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예나 기자 = 중국 남서부의 낙후 지역인 구이저우성이 부채 위기 위험에 처했다고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금융 데이터 제공업체 윈드(wind)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구이저우성 정부의 미지급 채무는 지역 국내총생산(GDP)의 1.3배 달하는 규모인 3천880억달러(약 512조원)에 달한다.

WSJ은 지방정부의 채무불이행은 지난 2년간의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재정난과 지방 정부의 토지 판매 침체보다 중국 은행 시스템에 더 부정적이고 위험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매체는 지난 몇 년 동안 소규모 지방은행과 대형은행 지방 지점은 지방 정부에 막대한 규모의 대출을 제공해왔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많은 지역에서 부채가 지속 불가능한 수준에 이르렀으며 문제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중앙정부의 구제금융이 필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5월 초 기준 중국 지방 정부의 부채는 약 5조3천억달러(약 6천944조원)에 달한다. 이 수치에는 지방정부 소관의 부외채무(off-balance-sheet liabilities)로 간주하는 지방정부자금조달기구(LGFV) 부채는 포함되지 않는다.

최근 골드만삭스와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 LGFV의 총 이자발생부채 규모를 각각 약 8조5천억달러(약 1경1천218조원)와 10조달러(약 1경3196조원)로 추산했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연구원인 티안레이 황은 중국의 지방정부 부채 문제에 대해 "실물 경제의 문제가 금융 부문으로 전이되고 있다"며 "이는 결국 금융 안정성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구이저우성 부채 문제에 대한 우려는 이전부터 제기됐다.

지난달 부실 대출과 채권을 전문으로 다루는 국영기관인 중국의 신다자산관리공사는 구이저우의 재정 정리를 돕는데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구이저우 정부의 공식 싱크탱크가 구이저우가 자체적으로 부채를 관리할 수 없어 중앙정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 16일 구이저우 수도인 구이양시 재정국은 2022년 업무 보고서를 통해 구이저우성의 부채 상황이 심각함을 다시 한번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구이양시 재정국은 보고서에서 정부 부채를 국영기업 부채로 전환하거나 대손상각 처리하는 등 부채 위험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 몇 년 동안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했다"며 "이러한 기술적인 방법들은 기본적으로 소진됐다"고 전했다.

이들은 "자금이 적시에 제공되지 않으면 부채 위험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며 예비 집계에 따른 약 55억달러(약 7조원) 규모의 숨겨진 부채도 공개했다.

yn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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