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서울=연합인포맥스) 홍예나 기자 = 일본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초완화 통화 정책 기조를 수정하지 않을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유명 칼럼리스트인 윌리엄 페섹은 24일(현지시간) 닛케이 아시아 기고문을 통해 "우에다 총재가 조기 통화 긴축의 비용이 매우 크다고 경고한 뒤 19일 닛케이225지수는 지난 1990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일본은행(BOJ)은 강력한 주식시장 급등세를 망치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 경제에 '해를 끼치지 말라(do-no-harm)'는 기풍이 현대 일본이 정책을 만드는 과정을 지배한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이 같은 기풍이 1999년 BOJ가 처음으로 금리를 제로(0)로 인하한 이래 주식시장 변동성을 주는 조치를 피한 이유를 설명해준다고 평가했다.

페섹은 최근 일본 주식 급등세에 대해 "일본 경제에 대한 낙관론의 진정한 원동력은 수조 달러에 달하는 (BOJ의) 지원"이라며 지원책 일부가 없어지면 밸류에이션은 매우 빠르게 변화할 것으로 관측했다.

그는 BOJ가 24년 동안 제로 금리·양적 완화 정책을 시행하고 채권과 주식시장을 지배하며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큰 덫에 갇혀있다고도 말했다.

페섹은 BOJ의 대차대조표가 거대해져 BOJ가 대차대조표를 통제하는 게 아니라 대차대조표가 BOJ를 통제하는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 연출됐다고 진단했다.

약 10년간의 구로다 총재 재임 기간 BOJ의 대차대조표는 약 5조원 규모의 일본 국내총생산(GDP)을 넘어설 정도로 확대됐다.

그는 "이에 따라 구로다 전 총재가 임기 말 출구 청사진을 구상할 수 있는 여지가 제한됐다"고 설명했다.

페섹은 구로다 전 총재가 장기 국채 금리의 변동 허용 폭을 기존 0.25%에서 0.5%까지 올렸다는 소식에 엔화가 급등했다는 점도 구로다 총재의 출구 계획 구상을 중단시켰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시 BOJ는 장기 국채 금리 변동 허용폭을 조정하며 미국 금리 급등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적 변화라고 설명했으나 채권 트레이더들은 BOJ가 자산 매입 규모 축소(테이퍼링)를 시사했다고 받아들였다.

페섹은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이끄는 현 정부를 포함해 역대 일본 정부는 모두 BOJ의 양적 완화와 엔화 약세를 선호했다고도 평가했다.

그는 "이는 지난 12명 총리 중 9명 총리를 배출한 자민당이 구축한 시스템"이며 "우에다 총재도 이를 기반으로 한다"고 덧붙였다.

yn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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