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현대차증권이 부동산 관련 익스포저로 인해 자본적정성 지표가 계속해서 내려가자 후순위채 카드를 꺼내 들었다. 순자본비율(NCR)이 신용등급 하향 우려가 있는 수준까지 내려가면서 신용등급 사수를 위한 움직임에 나선 것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증권은 이날 5년 만기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후순위사채'를 1천억원 규모로 발행하기 위한 청약을 진행한다.

발행금리는 연 6.50%로 확정됐다. 앞서 현대차증권은 청약일 2영업일 전 5년 만기 국고채권 금리에 300bp를 가산한 수준으로 발행금리를 정하겠다고 했다. 단 이것이 연 6.50%보다 낮을 경우 연 6.50%를 발행금리로 하겠다고 명시한 점에 따랐다.

지난 23일 5년 만기 국고채권 금리는 연 3.393%로, 300bp를 가산한 수준은 연 6.50%보다 낮다.

◇차환 리스크 해소·NCR 개선 '두 마리 토끼' 잡는다

현대차증권이 후순위채 발행금리 하단을 막아둔 점은 이번 후순위채 발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현대차증권은 이번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단기 차입금인 만기 도래하는 전자단기사채를 중장기 차입금인 후순위채로 차환하는 목적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조달 만기 다변화를 통해 차환 리스크를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 단기자금시장 경색 등으로 곤욕을 치른 다른 증권사들도 기업어음(CP)이나 전단채를 2~3년짜리 일반사채로 차환하는 중이다.

그 와중에서 현대차증권이 단기차입금 차환 수단을 일반사채가 아닌 후순위채로 선택한 이유는 NCR 개선 효과까지 잡기 위해서다.

현대차증권이 1천억원 후순위채 발행에 성공할 경우 NCR은 지난해 3월 말 기준 438.2%에서 516.83%로 78.6%포인트 상승하게 된다.

◇신용등급 '아슬아슬'…NCR 끌어올리는 이유

현대차증권의 NCR 수준은 규제 비율(100%)을 훌쩍 넘기는 수준이다. 하지만 현재 신용등급인 'AA-'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소 400% 수준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

특히 국내 신용평가사가 자체적으로 산출하는 NCR 지표는 이미 신용등급 하향 요인까지 내려간 상황이다. 한국기업평가가 산출한 수정NCR은 지난 2021년부터 신용등급 하향될 우려가 있는 250%를 밑돌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지난 2021년 이후 우발채무와 국내외 부동산펀드 투자를 확대하며 자본적정성 지표가 저하됐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연체·분양률 미진 등으로 인해 순요주의이하여신비율도 지난 2020년말 1.1%에서 지난해 말 15.2%로 크게 악화했다.

현대차증권이 취급한 부동산PF는 중·후순위·에쿼티 약정 비중과 브릿지론 비중이 각각 74.0%와 23.2%이다. 전액 무등급 거래상대방으로 구성돼있는 등 질적 위험이 높은 수준이다.

한국신용평가는 "현대차증권은 요주의이하자산 중 고정이하자산의 경우 공매나 미분양 담보대출 전환 등을 통해 회수를 계획 중이고 관련 자산에 대해서는 일부 충당금이 계상돼 있지만, 총 익스포저를 감안할 경우 추가 손실 위험이 내재한다"며 "최근 부동산 경기 하강으로 인해 손실 가능성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후순위채와 상환전환우선주(RCPS)의 자본인정 금액이 단계적으로 차감되고 있는 점도 현대차증권의 NCR이 하락세를 보이는 원인이다. 현대차증권은 지난 2018년과 2019년 후순위채와 RCPS를 각각 1천300억원과 1천36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현재 NCR은 높은 편이지만, 올해 하반기 투자은행(IB)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NCR이 낮아질 우려를 방지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NCR을 높여놓는 것"이라며 "부동산 PF 관련한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출처: 한국기업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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