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지난해 5월 10일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윤 대통령을 따라다닌 경제 분야의 키워드는 무엇일까.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3고(3高)' 위기로 일컬어지는 대외 경제 여건의 악화 속에 윤 대통령과 함께 언급된 핵심 키워드는 반도체와 전기차, 금리인상, 고물가, 달러강세, 비상경제민생회의 등이다.

기업과 삼성전자, 현대차, 산업통상자원부 등도 주요 키워드로 꼽혔고 아랍에미리트(UAE), 규제 완화, 탈원전, 문재인 정부 등의 단어도 눈에 띈다.

연합인포맥스는 30일 언론진흥재단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빅카인즈'를 활용해 윤 대통령에 대한 언론 보도를 분석했다.

분석 대상은 윤 대통령 취임 이후 1년 동안 보도된 전국 및 지역 일간지와 경제지, 방송사 등의 기사 중 경제 분야로 분류되는 기사 2만7천135건이다.

경제 분야의 세부 카테고리는 경제, 자원, 부동산, 금융, 자동차, 반도체, 산업, 무역, 증권, 외환, 취업, 유통, 국제경제 등이다.
 

 


<빅카인즈 연관어 분석>
◇ 3고 위기대응에 주력…반도체·전기차 지원 의지 각별

빅카인즈가 빈도수와 가중치 등을 고려해 1천개의 뉴스를 분석한 결과 29개의 키워드가 나왔다.

금리인상과 고물가, 달러강세, 비상경제민생회의 등이 핵심 키워드로 산출됐다.

윤석열 정부가 지난 1년여 동안 3고 위기 대응에 고군분투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물가를 잡고 고금리로 국민 부담이 커지는 것을 덜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애썼다.

미국 물가 지표에 적신호가 들어오고 달러-원 환율이 치솟자 취임 사흘 만에 거시금융상황점검회의를 직접 주재하는 등 3고 우려가 커질 때마다 직접 메시지를 내거나 관계 당국에 철저한 대응을 당부했다.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신설한 것도 어려운 경제 상황이 민생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셈법으로 다양한 분야에 걸쳐 16차례나 회의를 주재했다.

빅카인즈를 통해 그려본 관계도에도 한국은행이 등장하는 등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과의 정책 공조에도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풀이된다.

관계도는 정확도가 높은 100건의 뉴스에서 추출된 인물과 장소, 기관, 키워드 사이의 관계를 시각화한 것이다.

각종 산업 분야 중에서는 반도체와 전기차가 키워드로 선정됐다. 해당 분야에 대한 윤 대통령의 지원 의지가 얼마나 각별한지 엿보인다.

지난달 윤 대통령은 2차 전지와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가전략회의를 준비하라고 지시했고, 바로 다음 날 기아의 전기차 전용 공장 기공식에 참석했다.

2차 전지를 주제로 열린 국가전략회의를 직접 주재했고 반도체 관련 회의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반도체에 대해서는 취임 초부터 첨단산업 육성을 위해 필수적인 분야로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고, 국무위원들에게 과외를 해서라도 관련 지식수준을 높이라고 했다.

 

 

 

 

 



<빅카인즈 관계도 분석>
◇ 삼성·현대차 등 기업 힘 실어주기…중심은 기재부·산업부

키워드로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등장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반도체, 자동차 시장에서의 존재감이 상당하므로 윤 대통령의 관심을 많이 받았다는 얘기다.

취임 초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한국을 찾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함께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를 방문하기도 했고, 지난 3월에는 현대차 울산공장을 방문해 수출 상황을 점검했다.

대기업 총수들과 함께하는 일정을 부쩍 많이 소화하는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과도 국내외에서 다양한 일정을 계기로 만남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취임 초기부터 재계에 규제 완화와 세제 지원 등을 통해 기업활동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반복해서 전달하고 있는데,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키워드로 등장한 것은 이런 움직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규제 완화와 기업들, 중소기업이 핵심 키워드 목록에 오른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이런 윤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이행하는 주요 정부 부처가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인 만큼 두 부처 역시 키워드와 관계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산업부는 키워드로 선정된 동시에 관계도에도 등장했고 기재부는 관계도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아울러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이창양 산업부 장관의 이름은 관계도에 등장했다.

그만큼 윤 대통령이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기재부와 산업 및 통상을 관장하는 산업부에 거는 기대와 관심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한-UAE 확대회담 갖는 윤석열 대통령
(아부다비=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한-UAE 확대회담을 하고 있다. 2023.1.15 kane@yna.co.kr

 


◇ 1호 영업사원 역할 자청…전 정부 선 긋기 지속

UAE가 키워드로 꼽힌 것은 윤 대통령의 경제 외교를 떠오르게 한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자청하면서 경제 위기를 수출, 투자유치로 탈출해야 하므로 외교의 중심도 경제에 두겠다는 입장이다.

해외 일정에 대규모 경제 사절단을 꾸려 동행하는 등 국내 기업의 해외 사업을 독려하고, 윤 대통령도 직접 방산, 원전 세일즈나 투자 유치에 나선다는 셈법이다.

연초 UAE 방문을 계기로 30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는데, 최근 UAE는 후속 조치로 약 20억달러 규모의 투자 기회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전 정부와의 차별화를 꾀하려는 노력은 탈원전 정책, 문재인 정부 등이 키워드로 등장한 데서 엿보인다.

윤 대통령은 탈원전 정책을 수차례 비판하면서 원전 산업을 적극 지원해 산업 생태계를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원전 산업의 활성화를 꾀하는 것을 성과로 내세우고 있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관련 방역 정책이나 외교, 안보, 노동, 연금 등 분야의 정책과 관련해서도 문재인 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이런 윤 대통령의 입장과 집권 1년차인 까닭에 전 정부와 자주 비교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반영돼 문재인 정부가 키워드로 산출된 것으로 보인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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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9시 27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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