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개월 만에 外人 보유율 60% 하회…他 금융지주와 대비
명분 약했던 자본확충…주주환원 의구심 커져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이수용 기자 = 국내 주식시장의 큰손인 외국인 투자자들이 신한금융지주에서 발을 빼고 있다.

순매도 행렬이 이어지면서 외국인 비중 60% 선도 무너졌다.

금융당국이 은행의 공공적 역할을 강조하는 등 규제가 강화된 원인도 있지만, 신한금융 주가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양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지난 2020년 1조2천억원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한 후폭풍을 겪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신한금융, 21개월 만에 외국인 보유 60% 깨져…타 지주 보유율↑

31일 연합인포맥스 외국인 보유율 추이(화면번호 3265)에 따르면 전일 신한금융의 외국인 지분은 59.63%로 집계됐다.

신한금융 외국인 지분율이 60%대가 깨진 건 지난 2021년 8월 6일 이후 약 21개월이다.

외국인은 전일에만 92억4천100만원어치를 매도하는 등 지난 3개월간 신한금융 주식 3천775억6천500만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 기간 외국인 순매수를 기록한 것은 14거래일밖에 되지 않는다.

리딩금융 경쟁을 벌이고 있는 KB금융지주의 외국인 지분율은 30일 기준 72.52%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신한금융 주식을 꾸준히 내다 판 것과 달리 KB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은 2021년 67%에서 5%포인트(p) 늘었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도 67%대에서 70.17%까지 증가했고 우리금융은 27%대에서 39.4%까지 끌어올렸다.

외국인들은 지난 2년간 꾸준히 금융지주 주식 보유량을 늘려왔지만, 유독 신한금융에서만 발을 뺀 것이다.

주가도 신한금융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신한금융의 외국인 보유율이 60%대에 미치지 못했던 지난 2021년 8월 6일 이후 전일까지 신한금융의 주가는 9% 하락했다.

같은 기간 KB금융은 7%, 하나금융은 4.8% 하락했고, 우리금융은 8.2% 상승했다.

최근 들어 금융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 요구가 커지면서 최근 금융주 주가가 주춤하고 있지만, 신한금융의 외국인 이탈은 자본정책과 관계가 깊다는 분석이다.

신한금융은 7천500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CPS)가 보통주로 전환되는 데 따른 주가 방어 차원에서 이달 1천500억원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단행했다.

올 1분기 1천50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한 데 이어 분기 연속 자사주 매입을 진행한 것이다.

금융당국이 내년 5월부터 1% 수준의 경기대응완충자본(CCyB)을 쌓도록 하면서 추가로 자본을 적립해야 하는 상황에서 계획대로 자사주 매입·소각을 이어 나갈 수 있을지 미지수다.

한 금융업 연구원은 "최근 신한금융의 외국인 수급이 크게 빠진 것은 자본 추가 적립 이슈도 있지만 자사주 매입에 대한 우려도 반영됐다"면서 "자본 적립은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향후 자사주 매입을 충분히 할 수 있을지 불확실한 측면도 매도세를 키우는 원인"이라고 말했다.

◇무리한 자본확충으로 가치 희석…배당 우려도 커져

업계에서는 과거 신한금융의 자본 확충이 현재 외국인 이탈과 주가 하락의 불씨가 되었다고 보고 있다.

IMM 프라이빗에쿼티(IMM PE)는 2019년 7천500억원 규모의 3자 배정 전환우선주 유상증자에 들어왔다.

이듬해 9월에는 홍콩계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AEP)와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BPEA)를 대상으로 1조1천58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가 진행했다.

통상 유상증자는 주가 하락으로 이어진다.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가 희석될 수밖에 없어서다.

당시 자금 사용처가 불분명하고, 금액과 시기 등 대부분 증자 명분이 약하다는 이유에서 시장 의구심도 컸다.

신한금융은 투자를 유치하며 자본을 확충했지만, 올해 들어 전환우선주가 보통주로 전환되기 시작하면서 수급 부담으로 이어졌다.

신한금융의 주주가치 희석에 더해 배당 성향이 하락한 점도 외국인 이탈을 부추겼다.

신한금융의 작년 기준 배당 성향은 22.8%로 전년 배당 성향 26%에서 낮아졌다.

자사주 소각까지 염두에 둔 배당 성향이었지만, 전환우선주를 통해 유통 물량이 늘어나면서 주주가치도 희석될 것이란 우려가 커진 것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은행업이 규제 산업이다 보니 올해 내내 매도세가 있었다"면서 "신한의 경우 자사주 매입을 진행하고 있는데, 외국인 입장에서는 가격을 빠뜨리지 않는 수급 주체가 있는 셈이기 때문에 타 금융지주보다 매도가 많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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