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투자은행(IB) 영역에서 부진한 성적을 면치 못하고 있는 IBK투자증권이 외부 인재 영입으로 돌파구를 모색한다.

최근 정통IB 조직을 효율화한 IBK투자증권은 주식발행시장(ECM)과 채권발행시장(DCM)을 모두 경험한 김병철 상무를 기업금융본부장으로 영입하며, IB 영역 공백 최소화를 시도할 전망이다.

◇DCM·ECM을 한 술에…조직 효율화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 상무는 지난 1일부터 IBK투자증권으로 출근했다. 올해 초 유안타증권을 떠나 약 반년간의 휴식을 취한 뒤다.

최근 IBK투자증권은 서정학 대표이사 취임 후 첫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IB사업부문으로 IB부문과 SME솔루션부문으로 재편해 각각 부동산PF와 정통IB 사업을 맡겼다.

SME솔루션부문에는 기존 IB 사업부문에 있던 기업금융본부, 기존 클라이언트솔루션 사업부문에 있던 PE본부 외에도 신설한 IPO본부와 SME지원부를 뒀다.

기업금융본부에는 기존 캐피탈마켓 부문에 소속됐던 커버리지본부가 흡수됐다. 기업금융본부는 DCM업무와 함께 기업공개(IPO)를 제외한 ECM업무를 소화할 예정이다. 대형 증권사들은 두 개의 사업부문으로 세분화해 집중적으로 영업하는 업무를 한 부서에서 담당하게 한 것이다.

여기엔 대형 증권사보다 약점인 사업보다는 중소기업특화증권사로서의 차별화된 사업모델 구축에 집중하겠다는 서정학 대표이사의 의지가 엿보인다.

IBK투자증권의 회사채 주관 금액은 커버리지본부 신설 이전인 지난 2019년 7천500억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1천400억원 수준까지 대폭 감소했다. 커버리지 담당 인력 이탈도 지속됐다. 중소기업특화증권사인 IBK투자증권이 대기업까지도 커버리지를 넓히려던 시도는 수포가 된 셈이다.

◇DCM·ECM 모두 경험…'일타쌍피' 카드 잘 활용할까

IBK투자증권은 DCM과 ECM업무를 모두 수행해야 하는 기업금융본부를 이끌 수장으로 김 상무를 영입했다.

김 상무는 1994년 삼성증권에 입사해 IB 영역에서만 20년 넘게 경력을 쌓아온 베테랑이다. 특히 그는 IB업계에서 보기 드물게 DCM과 ECM 영역에서 모두 활약한 이력을 지녔다.

삼성증권 시절 2000년부터 기업금융업무를 다루기 시작한 뒤 2010년부터 DCM 담당 커버리지팀장직을 5년간 맡았다.

2015년부터는 회사채, 유상증자, 인수금융, 매각자문 등 ECM 영역을 책임지는 기업금융1사업부장(본부장)직을 수행했다. 지난 2021년에는 유안타증권으로 넘어가 ECM을 책임졌다.

김 상무는 삼성증권 시절 카카오와 다음의 합병상장, SK E&S 발전소 패키지 자문, 웅진코웨이 인수자문, 카카오의 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금융·브릿지론 등 다수의 조 단위 딜을 맡았다. 대어급 딜인 카카오게임즈 IPO 주관사 자리도 따왔다.

유안타증권에서도 2차전지 기업 신흥에스이씨의 1천억원 규모 전환우선주(CPS) 발행 주관, 쏘카와 케이뱅크 IPO 인수단 참여, 롯데케미칼 유상증자 대표주관사 선정 등을 끌어냈다.

김 상무는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중소기업에 DCM과 ECM을 아우르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현재 기업금융본부는 15여명의 기존 인력을 보유한 상황으로, 내외부 인력을 추가 영입할 여지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ECM과 DCM을 오가는 사례가 많지는 않다"며 "ECM 영업을 하며 확보한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BK투자증권
[IBK투자증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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