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김용갑 기자 =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달러-원 환율이 예상치에 부합한 미국 물가 지표를 소화하면서 1,260원대로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달러-원 하락 속도가 가팔랐던 만큼 미국 물가 지표 둔화에 따른 추가적인 하락 압력은 강하지 않을 전망이다.

14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전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4.0% 상승했다. 시장이 예상한 4.0% 상승에 부합하고, 전월의 4.9%보다 상승 속도가 둔화했다.

근원 CPI도 시장의 예상과 다르지 않았다. 5월 근원 CPI는 전년 동기 대비 5.3% 상승했다. 시장 전망치도 5.3%로 동일했고, 전월치인 5.5% 상승보다는 낮았다.

환시 참가자들은 물가 지표 둔화로 연방준비제도(연준·Fed)를 향한 금리 동결 기대가 강해지고 있는 만큼 달러-원은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뒀다.

미국 금리선물 시장은 연준이 이달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93.1%로 반영하고 있다. 하루 전엔 79.1%였다.

A은행의 한 딜러는 "연준이 이전부터 얘기한 대로 물가가 하반기부터 둔화할 수 있는 경로로 가고 있다"며 "일단 금리를 동결하면 추가로 인상하기가 쉽지는 않을 수 있어 달러-원은 FOMC를 보고 한 차례 더 하락 시도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달러-원은 아래쪽으로 혼자 가속이 붙은 상태"라며 "네고 물량이 추격해서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근원 CPI가 5%대로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은 변수다. 예상보다 높은 수준의 금리가 지속한다면 달러-원 추가 하락에 부담이 될 수 있다.

A 딜러는 "물가가 3%까지는 내려갈 텐데 그다음이 문제다. 에너지 가격이 내려가도 물가 압력이 계속된다면 목표치인 2%까지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경기도 나쁘지 않아서 고금리를 유지하는 쪽으로 움직인다면 시장에 반영된 금리 인하 베팅이 되돌려지면서 달러가 반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일 달러-원이 17원 가까이 급락한 점도 결제 수요가 유입할 만한 유인이다.

B은행의 한 딜러는 "CPI 상승 폭이 낮아진 점은 긍정적이나, 시장이 중요하게 본 근원물가 우려가 여전하다"며 "채권시장 반응도 초기에 강세를 보이다, 금리가 상승해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달 연준이 금리를 동결해도 7월에 추가 인상 가능성은 높아질 수 있다"며 "추가적인 달러 숏(매도) 포지션을 구축하기 어렵고, 달러-원은 결제 수요가 맞물리면서 올라가는 흐름을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C 딜러는 "미 5월 CPI는 어느 정도 역기저 효과로 예상된 결과"라며 "하반기에는 물가가 다시 반등할 수 있어 연준의 시선도 금리 인상을 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상고하저 전망에서 하반기에 달러-원이 '저고'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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