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근 들려오는 뉴스는 하나같이 가혹했다.

지난 19일 경북 예천에서 극한호우로 인한 실종자를 수색하던 해병대 소속 장병이 급류에 휩쓸린 지 14시간 만에 끝내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다.

같은 날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2년차 교사가 교내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21일에는 서울 관악구 신림역 인근에서 '묻지마' 흉기 난동이 일어나 20대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대낮에 칼을 휘두른 피의자는 경찰 조사에서 "나는 불행하게 사는데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연이은 비보에 시민들은 참담한 심정이다. 우리 사회가 이렇게도 위험하고 각박한 곳이란 말인가.
하지만 아직 그렇게 단정 짓기엔 이를지도 모른다.

우리 주변엔 소리 없는 영웅들도 있기 때문이다.

버스기사 이왕수 씨는 운행을 마치면 어려운 이웃들이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급여를 쪼개 그간 지체장애인과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등에 기부한 금액이 2억원을 넘는다.

이왕수 씨는 "8살 때부터 혼자가 된 아이를 돌봐왔는데 그 아이가 벌써 30대가 됐다"며 "이젠 저를 큰아빠로 부른다"며 웃었다.

충북 청주와 진천을 오가는 시내버스를 모는 나홍식 씨는 지난 4월 귀한 생명을 구했다.

승객 중 노인 한 명의 상반신이 힘없이 꺾인 게 룸미러에 비치자 나홍식 씨는 즉시 버스를 멈춰 세웠다.

그는 망설임 없이 심폐소생술을 시행했고, 다행히 승객의 호흡이 돌아왔다.

버스기사 이성문 씨는 지난 3월 일본인 관광객이 자리에 놓고 내린 약 800만원의 현금과 여권의 주인을 찾아줬다.

어렸을 때부터 경찰관을 꿈꾸며 시험에도 합격했다는 이성문 씨는 여전히 가슴 속에 정의감을 품고 있었다.

최우식 씨는 지난 1월 시내버스를 운행하던 중 도로 옆 상가 건물이 검은 연기에 휩싸인 것을 봤다.

놀란 최우식 씨는 버스 안에 있던 소화기를 꺼내 곧바로 불을 끈 뒤 다시 운전석에 앉았다.

최우식 씨는 "재난이 발생했을 때 돕는 것이 나의 일"이라며 덤덤히 말했다.

일본인 관광객이 잃어버린 800만원과 소지품을 찾아준 이성문 씨(가운데)
[출처: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들 네 명의 버스기사를 '도로 위 히어로즈'로 선정해 시상했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9월부터 사회 곳곳에서 선행을 베푼 택시기사들을 도로 위 히어로즈로 선정해왔다.

이번 시상은 대상자를 택시기사에서 모빌리티 서비스 종사자 전체로 확대한 뒤 가진 첫 시상이다.

앞서 수상한 이들의 사연도 시민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새벽에 혼자 한강 다리로 가달라는 승객의 말동무가 돼 주며 극단적 선택을 막은 택시기사 이호연 씨, 승객의 수상한 행동을 포착해 마약사범 검거에 힘을 보탠 최성광 씨도 도로 위 영웅들이다.

지금까지 누적 수상자는 16명이다. 이들의 사연은 도로 위 히어로즈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누구나 홈페이지를 통해 히어로즈 후보를 추천할 수 있다. 선정되면 제보자에게도 소정의 선물을 증정한다.

신동훈 카카오모빌리티 MaaS 사업실 실장은 "더 많은 모빌리티 영웅의 사연이 알려지고 사회와 업계에 지속적인 울림을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업금융부 김학성 기자)

'도로 위 히어로즈' 선정 기준
[출처: 도로 위 히어로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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