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주변에 보면, 전기차로 바꿀까 고민하는 분들 많은 것 같은데요. 그만큼 이제 전기차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보급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자]
전기차. 우리나라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죠. 현재 우리 주변에서 택시로도 전기차가 운행되고 있어 친숙해졌습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최근 수년간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대중화 초기 단계에 진입했습니다.

순수배터리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를 합한 전기차 글로벌 판매 비중은 2020년 4.2%에서 2021년 8.3%, 지난해 13%까지 늘었고요. 중국의 전기차 판매 비중은 30%를 넘었습니다. 유럽도 24%에 달하고요. 우리나라도 10%에 가까워졌습니다.

올해의 경우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전기차 시장도 성장이 둔화할 수 있지만요. 가격이 본격적으로 떨어지고 원가 경쟁이 펼쳐져서 중장기적으로 전기차 대중화가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유럽과 중국은 정부 보조금을 축소하면서 진정한 전기차 대중화 단계에 진입했고요. 전기차에 소극적이었던 미국도 적극적 보급 정책으로 전환하면서 지원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지난해 7% 수준이었던 전기차 판매 비중을 2030년 2분의 1, 2032년 3분의 2까지 확대할 계획입니다.


[앵커]
전기차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전기차의 장점으로는 어떤 점들을 꼽을 수 있을까요?
[기자]
전기차는 기존의 내연기관차와 비교해서 환경은 물론, 소비자 효용과 성능, 자율주행과의 연결성 측면에서 유리합니다. 전기차는 전기모터를 통해 움직이기 때문에, 연소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내뿜는 내연기관차보다 탄소 중립 측면에서 보다 친환경적이고요. 성능 면에서는 내연기관차보다 초기 가속력이 높고 무게중심이 낮아 코너링이 부드럽습니다.

특히 자율주행 측면에서는 다수의 센서와 데이터를 구동해야해서 다량의 전력, 유기적 컴퓨터 제어, 빠른 통신 등이 필요해 내연기관보다 전기차가 자율주행 시스템에 더 적합합니다. 반면 전기차는 가격이 아직은 대중적인 내연기관차보다 상대적으로 비싸고, 주행거리는 짧다는 것이 단점이고요. 전기 등 대규모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는 것도 남은 과제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친환경과 자율주행을 앞세운 전기차가 더욱 인기를 끌 것 같은데 현재 글로벌 자동차 시장 판도는 어떤가요.
[기자]
전기차 부상으로 미국과 중국은 자동차 시장에서 치고 나가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막강한 경쟁력을 가진 테슬라를 앞세워 잃어버린 것 같았던 잠재력이 부활하고 있습니다. 테슬라는 압도적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고요.
GM과 포드는 적극적인 전기차 전환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전기차의 핵심인 부분 자율주행 기술도 테슬라를 비롯한 GM과 포드 등은 최상위 수준입니다.

중국을 살펴보면 비야디 등 중국 상위 업체들은 내연기관차와 달리 전기차는 글로벌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요. 이제는 내수를 넘어서 해외 선진국에도 진출하기 시작했습니다. 비야디는 자체 배터리 기술을 바탕으로 중국은 물론 글로벌 점유율 1위로 성장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독일과 일본 업체 등 기존의 내연기관차 강국은 시장 전환에 따라가지 못하고 전기차 대응에 뒤처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폭스바겐과 아우디, 벤츠, BMW 등 독일업체는 2015년 디젤게이트라고 불리는 배출가스량 조작 파문 사건 이후 대대적인 전기차 전환을 추진했지만, 아직 여러 면에서 기대에 못 미치고 있습니다. 일본은 자신들의 강점인 하이브리드 차로 대응해도 충분하다는 전략을 취하다가 뒤늦게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었는데요.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앵커]
전기차 도입으로 지금까지의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판도가 바뀌는 모양새인 것 같네요?
[기자]
미국과 중국은 정보통신기술과 인력 인프라, 내수 측면에서 모두 전기차 시장에 유리하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미국은 세계 최고의 정보통신 소프트웨어, 인공지능 기술과 풍부한 인재를 보유하고 있고요. 실리콘밸리로 대변되는 IT 혁신 시스템도 탁월합니다.

또한 기존 자동차 산업에서는 이미 상당 부분 경쟁우위를 상실해서 전기차 전환에 대한 저항도 독일과 일본에 비해 적은 편입니다. 중국의 경우는 세계 IT산업의 공장 역할을 하면서 관련 기술과 인력 인프라가 크게 성장했습니다. 정부 주도의 강력한 전기차와 자율주행, 배터리 육성 정책도 펼치고 있습니다.

또 세계 최대 내수 시장 등의 이점과 더불어 기존 내연기관차는 경쟁에서 뒤처졌기 때문에 전기차 개발 전환에 대한 저항도 적습니다.

아울러 테슬라와 비야디는 전기차 생산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인 자체 배터리 개발 역량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반면 독일과 일본은 기존 내연기관차의 강력한 주도권이 오히려 성장에 방해가 되는 상황이 됐습니다.

근본적인 내연기관차 시대의 관행과 저항이 전기차 전환을 늦추고 있고요. 소프트웨어 인력 인프라도 미국과 중국에 비해선 약하죠. 가장 큰 문제는 유기적인 소프트웨어 제어와 배터리 관리 기술 역량 부족이고요. 일본의 경우 하이브리드에 대한 과대한 의존과 기대도 문제점으로 지적받고 있습니다.


[앵커]
승부의 세계에서 영원한 승자는 없다는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 같은데요.
그럼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나라 전기차의 인기는 어떤가요?
[기자]
우리나라도 현대차와 기아를 필두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해의 경우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테슬라, 폭스바겐, 현대차·기아 순이었고요. 미국 시장에서는 테슬라에 이어 2위를 차지했습니다. 현대차·기아는 가솔린차와 디젤차, 하이브리드, 배터리 전기차, 수소 전기차 등 다양한 라인업에서 모두 높은 경쟁력을 보유한 것도 장점이고요.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 경쟁력의 배경은 위기를 기회로 바꾼 혁신과 패스트 팔로워 전략. 적극적인 벤치마킹, 주요 부품 내재화 및 수직 계열화, 국내의 풍부한 전기전자, 배터리 기술 인프라 등을 들 수 있습니다.

현대차는 세타2 엔진 결함으로 인한 대규모 리콜이 전기차로의 조기 대전환 전략으로 이어지면서 전화위복이 됐습니다.

이에 전기차 대전환에 대한 내부 저항이 적었던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자율주행 분야도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데요. 해당 분야 글로벌 강자인 미국의 앱티브 사와 협약을 맺고 자회사 모셔널을 설립하기도 했습니다. 자율주행 기술력은 글로벌 상위권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앵커]
우리 기업들도 전기차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인데요. 앞으로 자동차 업계 구도는 어떻게 전망해볼 수 있을까요?
[기자]
일단 전기차 시장에서 앞서가고 있는 미국 테슬라는 앞으로도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고요. 테슬라는 가격 경쟁 치킨 게임을 본격화했습니다.

여러 면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유한 테슬라가 치킨게임에서 유리한 것으로 보이고요. 생산 시설을 지속해서 늘리고 신규 모델을 개발해, 선순환 구조를 갖춰 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중국의 경우 가격 대비 높은 성능으로 중저가의 합리적 소비층에서 장악력을 높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은 현재 수십개 이상의 전기차 업체와 배터리 업체들이 난립하고 있고요. 중국 정부는 이를 독려하며 상위 대형 업체들의 해외 진출을 유도해서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유럽과 미국의 탈중국화 기조로 인해 전기차 배터리 산업을 중심으로 견제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자동차산업의 전통적 강자인 독일과 일본 업체들의 경우 총자동차 점유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고요. 유럽 업체들은 배터리 시스템 기술과 소프트웨어의 약점을 단기간에 극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또 독일과 일본 업체를 중심으로 내연기관에 쓸 수 있는 인공석유인 이퓨얼을 밀고 있다는 점도 전기차 확장에 걸림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높은 국내 전기전자와 배터리 인프라, 전기차 시장에서 선제적 입지를 구축해서 상당 기간 선전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전기차 개발 경쟁에서 독일과 일본 업체들이 주춤하는 사이 이를 빠르게 치고 나갔고요. 중국과 비교해서는 유리한 브랜드 파워와 판매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 인도네시아와 태국 등 동남아 국가의 전기차 시장 확장도 국내 자동차 업계에는 기회인데요. 그동안 동남아 시장에서 절대적인 지배력을 행사한 일본 업체들은 변화가 불가피하지만, 전기차에 강점을 가진 현대차·기아에는 중장기적으로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연합인포맥스 방송뉴스부 홍경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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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콘텐츠는 연합뉴스경제TV 취재파일 코너에서 다룬 영상뉴스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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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1시 35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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