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국내 증권업계가 해외 영토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지난해 글로벌 인수·합병(M&A)을 통해 새로운 캐시카우 발굴에 나선 미래에셋증권과 하나증권의 성과에 관심이 쏠린다.

글로벌X
[출처 : 미래에셋자산운용]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은 올해 상반기 유럽 ETF 시장 조성 전문회사 GHCO 인수를 완료했다. 지난해 3분기 GHCO의 인수를 위한 논의를 시작한 데 이어, 약 1년여만에 해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승인까지 마쳤다.

GHCO는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미래에셋증권의 런던법인 소속으로 편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미래에셋증권의 런던법인은 유럽지역 ETF 시장 조성을 위한 LP(유동성 공급자) 사업을 GHCO를 중심으로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그룹은 핵심 계열사를 통해 성장성이 높은 해외 ETF 시장 선점에 나섰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해외 핵심 ETF 브랜드인 '글로벌X'의 인수 이후, 지난해 호주의 'ETF 시큐리티'를 품으며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가고 있다. ETF 시큐리티 역시 미래에셋그룹의 글로벌 ETF 브랜드인 '글로벌X'를 지난해부터 사용하며 현지 시장에서의 브랜드 강화에 힘을 주고 있다.

미래에셋운용이 ETF 시장의 상품 기획과 공급에 집중하고 있다면, 미래에셋증권은 ETF 시장 조성의 기능을 담당하는 사업 영역을 개척해 신규 캐시카우 사업을 확보하는 모양새다.

현재 미래에셋증권은 본사와 홍콩법인을 통해 국내외 시장에서의 LP 사업자로 활약하고 있다. 여기에 블랙록, 뱅가드, 글로벌X 등 18개 ETF 운용사의 종목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GHCO의 사업이 더해지면서, 세계에서 두번째로 규모가 큰 유럽 ETF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 영역 확장에 사활을 걸고 있는 미래에셋증권의 해외법인은 현지 리테일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실적에서도 안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해외 법인은 지난 4년간 1천억원 이상의 세전 순익을 내는 데 성공했다. 특히 유동성 공급으로 글로벌 증시가 호황을 보였던 2020~2021년에는 2천억원 이상의 순익을 냈다.

다만 해외법인의 실적이 글로벌 증시의 등락에 연동되는 특성을 보이는 탓에, 지난해 3분기 들어 핵심 시장인 홍콩·런던·미국·인도법인의 실적은 지난해 3분기 이후 등락을 반복하다 올해 반등에 성공했다.

특히 인도법인의 계좌수 성장세가 눈에 띈다. 올해 상반기에만 27만 계좌가 늘어났으며,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 개시 이후 1년여만에 총 고객 계좌수가 37만개를 돌파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전년 동기 해외법인을 통해 640억원의 세전 순익을 벌어들였으나, 올해 2분기에는 443억원의 실적을 냈다.

다만 리테일 시장에서의 현지화 전략과 적극적인 M&A를 통해 영업력이 강화되고 있는 점은 향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다.

미래에셋증권의 인도네시아 법인은 지난 2020년 이후 현지 주식시장 점유율 1위를 수성하고 있으며, 베트남에서는 외국계 증권사 기준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지난해 3분기 베트남 국영은행의 자회사인 BSC증권의 지분을 인수한 하나금융그룹 역시 글로벌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선 BSC증권이 모바일 중심의 디지털 특화 증권사로 변모할 수 있도록 기술을 이식하고, 현지에서의 자산관리와 브로커리지 서비스를 강화해 그룹 내 비은행 수익 캐시카우를 확보할 계획이다.

하나증권은 BSC증권의 지분 인수를 추진하는 동시에 그룹의 자회사인 싱가포르 소재의 'Hana Asset Management Asia'를 인수했다. 연내 펀드 설정 및 운용 개시를 위해 사업을 준비 중이다.

하나증권의 베트남 자산 관리 사업은 내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증권이 그룹의 글로벌 전략 지휘에 발을 맞추고 있는 만큼, 향후 사업 확장과 관련해서도 지주 및 은행의 주도하에 글로벌 수익성을 강화하는 데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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