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 1조 몸값 지킨다…초대형 스팩 합병 첫 사례 될 듯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지난해 기업공개(IPO) 시장 침체에 증시 입성에 고배를 마셨던 오아시스가 상장에 재도전한다.

오아시스마켓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오아시스는 지난해 증시 침체에 포기했던 조 단위 밸류에이션을 우회상장을 통해 지켜낼 것으로 전망된다. NH투자증권이 유니콘 기업의 상장을 위해 마련해 둔 초대형 스팩이 혁신 기업의 증시 입성에 제 역할을 해내는 모습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아시스는 최근 국내 한 회계법인을 지정 감사인으로 선정하고, 올해 상반기를 기준으로 지정감사에 따른 반기 보고서를 준비하고 있다.

오아시스와 NH스팩 간의 합병을 위한 공정가치 평가 작업에도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기보고서에 대한 지정 감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스팩 합병을 통한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은 5천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보유한 비상장 회사를 합병할 수 있는 2개의 '메가 스팩'을 보유 중이다.

NH투자증권은 2021년 5월 19호스팩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시켰다. 공모금액은 960억원 안팎이다. 같은 해 9월 상장한 NH투자증권의 20호스팩의 공모금액은 400억원이다.

두 스팩은 약 5천억원에서 1조원 안팎의 기업가치로 상장을 노리는 피인수 대상 기업들과 우회 상장 관련 가능성을 타진해왔다. 당시 11년 만에 등장한 코스피 스팩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으나, 그간 합병 대상을 모색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IPO 시장의 부침 속에서 유니콘 몸값으로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할 기업을 찾는 게 어려워지자 NH투자증권은 스팩 청산까지 여러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오아시스는 이미 2년여 전부터 직상장을 위한 준비를 해왔기에, 우회상장 작업을 빠른 속도로 진행할 수 있다.

비상장 기업이 두 스팩을 통해 증시에 입성한다고 가정했을 때, 회사는 19호스팩과의 합병을 통해 1천160억원의 현금을, 20호 스팩을 통해서 500억원의 현금을 손에 쥘 수 있다.

NH투자증권은 19호스팩의 피합병법인을 찾기 위해 합병 가능 대상 기업의 문턱도 크게 낮춘 바 있다. NH스팩19호는 초기 투자설명서에서 스팩 합병의 대상으로 '중소·중견기업'을 내세웠으나, 지난해 6월 해당 구절을 삭제하고 합병 대상 법인의 범위를 넓힌 바 있다.

오아시스는 올해 2월 1조원대의 몸값으로 코스닥 시장 입성을 노린 바 있다. 당시 이커머스 플랫폼을 둘러싼 투자심리 악화에 발행사와 주관사단은 시장친화적 몸값을 제안할 것을 원했으나, 오아시스의 주요 재무적투자자(FI)가 투자 당시보다 낮은 상장 기업가치에 불만을 갖고 IPO 강행을 거부했다.

증시 입성은 이뤄내지 못했지만, 오아시스는 최근 탄탄한 실적 증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오아시스가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매출액 2천306억원, 영업이익 4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48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점을 고려하면, 이익 증가세가 눈에 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오아시스가 스팩 합병을 통해 1조원 수준의 몸값을 인정받을 경우 주요 FI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아울러 기존 주주인 한국투자파트너스 또한 오아시스의 IPO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최근 장외 시장에서 오아시스의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며 보유 지분율을 끌어올렸다. 스팩 합병을 통한 오아시스의 상장이 가시화되면서, 2대 주주인 한국투자파트너스의 엑시트에도 청신호가 켜진 분위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오아시스의 경우 직상장을 추진했던 기업이기에 회계 감사나 상장 예비심사 과정을 무난히 완주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스팩 합병 기업가치에 대해서도 충분히 1조원 수준의 밸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ge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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