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한국신용평가는 일부 건설사들이 자기 자본을 넘어서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보증을 제공하고 있다며 재무구조 악화 가능성을 경계했다.

한국신용평가는 25일 발간한 '건설:끝나지 않은 PF Risk, 유동성 역경에서 살아남기(I)' 보고서에서 "일부 건설사들은 위험 및 주의에 해당하는 PF 보증 규모가 자기자본을 초과하고 있어 우발채무가 현실화할 경우 재무부담이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내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신평은 건설사별 PF 보증의 현실화 위험 수준을 사업단계, 지역, 유형 등을 중심으로 양호, 주의, 위험 등 3단계로 구분했다.

착공 현장의 경우 분양률이 75%를 넘어서면 '양호', 미만이면 '위험'으로 구분했고 기타 분양과 주거 외 사업장은 '주의'로 분류했다. 미착공현장은 서울, 인천경기, 지방과 아파트, 준주거, 기타로 분류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한신평 신용등급을 보유한 건설사 중 PF 보증이 있는 15개사의 보증 잔액은 27조7천억 원이었으며 만기별로는 3개월 내가 23%, 3~12개월이 39%로 60% 이상이 1년 내 만기였다.

한신평은 레고랜드 사태와 같은 투자심리에 영향을 주는 이벤트가 발생할 경우 차환 위험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가운데 위험 현실화 가능성이 낮은 정비사업장을 제외한 도급사업 PF 보증액은 19조1천억 원이며 착공 33%, 미착공 67%로 미착공 현장 비중이 높았다.

[출처: 한신평]

 

한신평 등급 보유 건설사 중 도급사업PF 보증이 1조 원이 넘는 곳은 현대건설, 롯데건설, 태영건설,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 5개 사였다.

 

주의·위험 PF보증액이 자기자본을 넘어서는 곳은 태영건설(별도기준) 191.9%, 롯데건설 146.3% 등 2곳이었고 현대건설,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은 20% 아래였다.

태영건설은 PF 차환 과정에서 발행금리가 여전히 10%를 넘는 데다 최근 금융시장에서 소화되지 않은 일부 현장 유동화증권을 직접 매입하는 등 어려운 조달환경이 지속되고 있다고 한신평은 지적했다.

롯데건설은 예정현장의 본PF 및 담보대출 전환으로 PF 보증규모를 줄이고 있는데 보증잔액 7천억 원인 광주중앙공원과 3천억 원인 서초헌인마을 사업장의 본PF 전환 여부를 한신평은 주시했다.

GS건설은 도급사업 PF보증 1조6천억 원 대부분이 미착공사업장이라는 점이 지적됐다. 이들 사업장 과반은 지방에 있어 경기 부진에 따른 사업지연이 발생하면 우발채무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한신평은 분석했다.

현대건설은 PF보증 현장이 대부분 서울 가양동 CJ공장 부지, 이마트 부지 등 사업성이 양호한 서울인 데다 재무여력이 풍부해 우발채무 위험이 통제가능한 것으로 판단됐다.

HDC현대산업 역시 2022년 화정아이파크 사고 이후 미착공현장 PF 보증을 대부분 직접 대여나 시공계약 해지로 해소해 현실화 위험은 감소한 것으로 풀이됐다.

한신평은 "지방 분양시장 침체, 상업용 부동산 부진, 금융권 PF 부실화 이슈 등이 불거지는 점을 감안할 때 건설사의 PF 차환 및 사업성 리스크가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적었다.

이어 "2022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건설사 신용도 하방압력이 완화되기까지는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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