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부동산 경기 한파의 충격에 정면으로 노출됐다. 매출은 절반 가까이 꺾인 데다 원가부담이 급등한 영향이다. 민간 건설사보다도 충격의 정도가 커 경영관리 쇄신이 필요한 것으로 풀이됐다.

10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LH는 올해 상반기 매출액 5조3천225억 원, 영업손실 3천162억 원의 실적을 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3조7천억 원가량 줄었다. 영업이익은 작년 상반기 1조5천131억 원에서 적자전환했다. 반기 영업손실은 최근 5년 내 처음이다.

올해 부동산 경기가 지난해만 못했다고 하더라도 LH의 이같은 실적은 다소 충격적이다.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는 먼저 매출 감소가 눈에 띈다.

사업부문별로 살펴보면 재화판매 매출이 작년 상반기 8조 원 수준에서 올해 상반기 4조 원으로 절반이 꺾였다. 용역제공이나 정부보조금매출, 수탁사업 매출액은 작년 상반기보다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물가상승 등에 따른 원가부담이 이익 감소를 직격했다.

LH의 매출원가율은 작년 상반기 79%에서 올해 상반기 98.6%로 급등했다. 이 때문에 매출이익이 763억 원에 그쳐 3천900억 원대의 판매관리비를 감당하지 못했다.

올해 상반기 물가상승 부담이 정점에 달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LH의 이런 원가관리 실적은 실망스럽다.

LH와 견줘볼 수 있는 국내 상위 4개 건설사의 매출원가율을 살펴보면 현대건설(국내부문) 93.9%, GS건설(주택부문) 92%, 대우건설(주택건축) 93%, DL이앤씨(주택부문) 91.7% 등 90% 초반에 걸쳐 있었기 때문이다.

사업부진에 따른 수입감소는 채권 발행으로 채우게 됐다.

LH는 지난 8월 이사회를 열어 올해 예산 총액을 38조8천억 원에서 37조3천억 원으로 줄이고 채권발행액을 6조5천억 원에서 13조 원으로 두 배 늘리도록 변경했다. 이에 따라 자산과 부채는 각각 6천억 원과 3조 원이 늘고 자본은 2조4천억 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LH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참석자들은 "부동산 시장 악화 및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에 따른 재정적 부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결산 결과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바탕으로 자금회수 강화 방안 시행, 자산 매각 등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당부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 사진]


spnam@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9시 14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