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고금리 충격과 물가압박으로 힘겨운 한 해를 보낸 건설업종에 대해 증권사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신중한 투자를 권고했다.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움츠러든 주택수요, 해결되지 못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장, 고물가에 따른 원가압박 등의 위험 요인이 여전하기 때문인데 해외건설에 주목하거나 올해 조정폭이 컸던 점 등을 이유로 투자확대를 권고하는 곳들도 일부 있었다.

17일 연합인포맥스 리서치리포트(8020화면)에 등재된 국내 주요 증권사의 건설업종 내년 전망 보고서를 살펴보면 '기다림 끝에 기다림'(하이투자증권), '23년과 비슷할 24년, 나아질 25년'(하나증권),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자'(NH투자증권), '기대가 없는 곳에'(한화증권) 등 올해와 같은 험난한 상황을 예상한 곳이 다수였다.

한화증권은 건설 관련 지표들의 악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금리 재상승 등으로 주택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막연한 기대보다는 실제 수주 성과와 안정적인 실적, 재무 현황 등을 바탕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을 감안한 투자 접근이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하이투자증권은 부동산 경기 부침이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고금리에 따른 주택 구입 여력 감소, 분양원가 상승에 따른 고분양가, PF 리스크 등을 언급했다.

다만 내년 하반기 들어 입주 부족 및 금리 안정화를 바탕으로 주택가격 상승이 다시 나온다면 분양 증가에 따른 건설주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은 올해에 이어 내년 분양시장도 전국적 부진을 예상하며 주택가격 상승 가능성은 낮게 평가했다. 그룹사의 경우에는 RE100에 대한 전사적 대응 바람이 불고 있어 주택 부진을 만회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중동을 비롯한 해외건설의 선전을 예상하는 전망도 있었다.

IBK투자증권은 '아라비안나이트' 제하의 연간 전망에서 내년은 국내 건설사의 높은 해외수주가 예상된다고 제시했다. 배경은 유가 상승이다. 산유국들이 고유가에 쌓인 자금 여력을 바탕으로 2024년~2025년 발주할 석유와 화학 사업규모가 2022년~2023년 대비 각각 411.6%, 122.5%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고대 시가를 제목으로 인용한 보고서도 있었다.

교보증권은 내년 건설산업 전망 보고서 제목을 고대가요 '공무도하가'의 후반부 '타하이사(墮河而死) 당내공하(當奈公何)'로 붙였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해당 구절은 '물에 빠져 죽었으니 장차 임을 어이할꼬'로 해석된다.

교보증권은 내년 부동산 시장 전망에서 20·30세대의 부담가중을 우려했다. 주택가격이 고점을 형성했던 시기 20·30세대의 서울 아파트 매매비중이 42%를 차지한 까닭이다.

40대 이상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이자 상환 여력이 부족한 20·30세대의 매수 집중은 향후 신용리스크 증가에 따른 부동산 가격 하락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교보증권은 지적했다.

건설업종에 대해서는 내년에도 비우호적인 사업 환경이 예상되지만 이보다 더 큰 폭의 주가조정이 올해 있었던 만큼 '비중확대' 투자의견을 유지한다고 제시했다.

교보증권 리서치 연간전망 보고서
[출처: 교보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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