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건설사의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발행액이 4분기 들어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연말로 갈수록 건설업계의 자금 사정이 악화하고 있는 방증으로 풀이됐다.

28일 연합인포맥스 일자별 신규종목 현황(4204화면)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를 비롯한 14개 건설사가 지난 27일 P-CBO를 발행해 1천47억 원을 조달했다.

금액이 큰 건설사를 살펴보면 SK에코플랜트가 6.29%에 300억 원을, 동문건설이 5.69%에 200억 원, 계룡건설산업이 5.32%에 180억 원을 조달했다.

SK에코플랜트의 P-CBO 발행은 올해 들어 처음이었지만 동문건설은 2차례, 계룡종합건설은 3차례 이용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P-CBO 발행 내용을 살펴보면 2월과 3월에는 대형건설사들이 간간이 모습을 비췄으나 주로 중소형 건설사의 소액 발행이 주를 이뤘는데 4분기 들어서 다시 대형사들까지 동참하는 양상이다.

신용보증기금에서 산업별 P-CBO 이용에 대한 별도의 통계를 제공하지 않아 채권발행종목 명칭을 바탕으로 건설업의 이용 실적을 살펴보면 지난 2월과 3월 각각 700억 원과 748억 원으로 전체 P-CBO 발행액 중 31.8%와 15.6%를 차지했다.

전체 발행액 중 두 자릿수 비중을 차지하던 건설업은 이후 4월 170억 원 6.2%, 5월 974억 원 9.2%로 전체 P-CBO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내려갔다. 5월에는 P-CBO 발행액 자체가 1조605억 원으로 연중 가장 많았다.

이후 6월, 7월, 8월에는 발행액 222억 원, 70억 원, 36억 원으로 작았고 P-CBO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9%, 6.2%, 2.5%밖에 되지 않았다.

상황은 9월에 접어들면서 달라졌다. 발행액이 576억 원으로 갑자기 증가하더니 10월과 11월에는 1천51억 원과 1천47억 원으로 세 자릿수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해갔다. 전체 발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8.1%와 13.7%로 컸다.

P-CBO 발행액 및 발행액 중 건설업
[출처: 연합인포맥스 자체 정리]

 


연말에 접어들면서 건설사의 P-CBO 이용이 늘어난 것은 건설업계의 자금 사정이 다시 악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도 있다.

건설산업연구원의 11월 건설경기실사(CBSI) 전망지수에 따르면 공사대금수금과 자금조달지수는 각각 81.1과 71.6으로 전월 실적대비 각각 3.5포인트(p)와 1.1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CBSI는 건설기업들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지수다. 100을 기준으로 상회할 경우 경기를 낙관하는 기업이, 하회할 경우 비관하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신용평가업계에서도 건설업계의 상황을 예의 주시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22일 무디스와 공동 주최한 세미나에서 건설업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시장의 최대 이슈 업종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용건 한신평 총괄본부장은 "주요 건설사의 PF(프로젝트파이낸싱) 보증규모는 9월 말 기준 28조원까지 증가했다"며 "경기 부진이 장기화하고, 공사 원가 상승 등으로 PF 사업성이 저하되면서 우발채무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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