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주차장 붕괴 사고로 내집 마련의 꿈이 늦춰진 인천 서구 검단 AA13블록 입주예정자에 대해 7개월 만에 보상안이 마련됐다.

금리인상, 건설경기 침체 등으로 자금시장이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수천억 원의 보상재원을 마련해야 했던 것도 보상안 마련에 시간이 걸렸던 원인으로 알려졌다.

1일 국토교통부와 LH, GS건설 등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입주예정자와의 3자협약 서명을 마친 검단AA13블록 보상안의 주요 내용은 84㎡ 기준 세대당 주거지원비 1억4천만 원, 이사비 등 기타지원 500만 원, 지체보상금 9천100만 원, 중도금 대위변제 등이다.

보상주체들이 담당해야 하는 금액을 살펴보면, 먼저 시행사인 LH가 주거지원비 무상대여 5천만 원, 기타지원(이사비) 500만 원, 지체보상금 9천100만 원 등이다.

지체보상금은 잔금에서 공제하는 형태인데 이 가운데 5천만 원을 주거지원비로 선지급하기 때문에 실제 필요한 자금규모는 787억 원에 이사비 82억 원 정도로 파악됐다.

GS건설은 세대별 주거지원비 무상대여 9천만 원 등 1천437억 원, 중도금 대위변제 2천652억 원 등 총 4천89억 원을 부담해야 한다.

각 사의 공시자료를 바탕으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살펴보면 LH가 상반기 말 기준 2조8천135억 원이 있고 GS건설이 3분기 말 기준 2조6천468억 원이 있다.

조 단위의 현금을 보유한 만큼 보상재원 마련에 문제가 없을 것 같지만 상황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LH는 단기차입금 2조8천억 원, 유동성 사채 3조2천억 원 등 6조5천억 원의 유동금융부채를 지고 있다. GS건설도 단기금융부채가 2조9천억 원으로 자금 사정이 여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GS건설은 앞서 해당 단지의 전면 재시공 방침을 밝히면서 관련 비용을 5천500억 원으로 추산한 바 있다. 보상재원까지 포함하면 1조 원 가까운 부담을 지는 셈이다.

LH와 GS건설 간 보상안 합의에 시간이 오래 걸린 데에는 이런 사정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말은 대부분의 금융기관이 자금운용을 마무리하는 시기여서 수천억 원 대의 자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은 까닭이다.

결국 양사는 중도금 대위변제 2천652억 원에 대해 GS건설이 책임지되 자금 조달은 LH가 맡는 방식으로 합의했다. LH는 정부의 지급보증이 있기 때문에 GS건설보다 금융조달 여건이 유리하다.

연합인포맥스 발행사 만기별 크레디트 화면에서 민간신용평가 3사 기준 3년물 채권 금리를 비교해보면 LH가 3.3897%, GS건설이 5.526%로 LH가 훨씬 양호하다.

LH는 인천 검단 AA13블록 보상안에 대한 자금조달 건을 다음주 열리는 경영심의회의에서 의결하고 기존 자금운용 범위 내에서 먼저 충당할 생각이다. 만약 부족액이 생기면 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한다.

보상안 마련에 시간이 걸렸던 만큼 LH와 GS건설은 확실한 이행을 약속했다.

지난 28일 열린 입주예정자와의 현장간담회에서 이한준 LH 사장은 "약속하는 것보다 합의사항들을 철저히 이행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약속한 바 이행과정에서도 입주 예정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이행사항을 하나하나 꼼꼼히 살펴보고 점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허윤홍 GS건설 최고경영자(CEO)도 "발주처인 LH, 입주예정자 여러분들과 하나가 되어 명품 자이 단지로 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또 3자간 협의를 주관했던 국토교통부의 원희룡 장관도 "국토부는 입주자를 대신하는 그런 마음으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함께 힘을 보태도록 하겠다"며 감시역을 자임했다.

인천검단 AA13블록 보상 합의서 서명
(인천=연합뉴스) 임순석 기자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뒷줄)이 28일 오후 인천시 서구 LH 검단사업단에서 열린 '검단 AA13블록 아파트 입주예정자 현장간담회'에서 인천검단 AA13블록 보상 기본방향에 대한 합의서에 서명한 허윤홍 GS건설 사장(왼쪽부터), 정혜민 검단 AA13 입주예정자협의회장, 이한준 LH 사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11.28 soonseok0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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