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태영건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처리로 숨 가쁜 연말을 보내고 있다. 워크아웃 설(說) 등 극단적 상황을 가정한 루머까지 나오고 있지만, 태영그룹 차원의 후속 조치를 차분히 지켜봐야 한다는 증권사 의견이 제기됐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최근 성수티에스2차PFV에 대해 열흘짜리 채무보증결정을 내렸다.

태영건설은 지난해 6월 시공사로 참여한 성수동 오피스2 개발사업과 관련해 시행사인 성수티에스2차PFV가 토지비 조달에 사용한 브리지론 400억 원의 자금보충 약정을 제공했다. 이번 채무보증은 해당 브리지론의 만기를 열흘 유예한 데 따른 것이다.

태영건설은 지난 15일 계열사인 네오시티(주)와 관련된 PF 유동화증권도 신규로 222억 원 매입했고 지난 9월 인수한 유동화증권 1천528억 원의 만기도 연장했다. 이달에만 특수관계인 채권매수 공시가 세 번이나 나갔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태영건설이 대출연장 없이 사업을 마감할 경우 이행해야 하는 보증액이 약 7천200억 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관건은 단기 유동성이다. 3분기 말 기준 태영건설의 순차입금은 1조9천300억 원으로 부채비율은 400%를 넘어섰다.

이자보상배율은 0.8로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충당하기도 버거운 상태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과 이자비용을 비교한 것으로 1 미만이면 영업이익이 금융비용에 못 미친다는 것을 뜻한다.

태영건설만 바라보면 답답한 상황이지만 시야를 그룹 전체로 넓혀보면 다소 달라진다. 태영그룹에는 건설 외에도 작년 말 기준 자산 2조3천억 원에 연 매출 8천억 원의 에코비트와, 자산 2조5천억 원에 연 매출 2조 원을 내는 SBS 등이 있다.

태영그룹은 에코비트를 공동경영 하는 KKR로부터 4천억 원을 빌려 건설에 수혈한 바 있다. 건설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것으로 알려진 윤세영 창업회장도 일선 복귀를 예고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태영건설 관련 보고서에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시장에 미칠 파급효과를 감안해 태영건설과 티와이홀딩스의 자구노력을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또 "태영건설 워크아웃 루머에도 지난주 이후 PF 유동화 증권 스프레드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며 "경계하되 예단하지 않고 회사의 대책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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