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의 한국앤컴퍼니 대상 공개매수 마감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21일 MBK의 공개매수신고서에 따르면 공개매수 기간은 25일까지지만, 23~25일이 휴일임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청약이 가능한 날은 오는 22일이 마지막이다.

MBK는 지난 5일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의 장남 조현식 고문, 차녀 조희원씨와 손잡고 회사 경영권 취득을 목적으로 공개매수에 나섰다. 20일에는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도 가세했다.

그러나 판세는 차츰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 쪽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조 회장은 혈연의 도움에 힘입어 우호 지분을 차곡차곡 늘렸다.

지난 2020년 후계자로 직접 조 회장을 지목했던 조 명예회장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사재를 털어 장내에서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매입했다.

조 회장과 사촌 관계에 있는 효성그룹의 효성첨단소재도 힘을 보탰다.

최종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조 회장의 승리를 점치는 목소리가 점차 힘을 얻고 있다.

그런데 명분 차원에서 이번 사태를 바라보면 어떨까.

MBK는 공개매수를 처음 발표한 때부터 줄곧 한국앤컴퍼니의 지배구조 개선을 명분으로 내걸었다.

MBK는 "한국앤컴퍼니의 기업가치가 현재의 지배구조 체제 아래에서는 발현되기 어렵고, 주주 및 기업가치가 지속해 하락하고 있다"며 "경영권을 확보하면 즉시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조 회장은 지난 3월 계열사 부당지원과 횡령·배임으로 회사에 200억원이 넘는 손해를 끼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최근 10년 한국앤컴퍼니(빨강) 주가와 코스피(파랑) 추이
[출처: 연합인포맥스]

 


한국앤컴퍼니 주가도 오랜 기간 지지부진하다.

지난 5일 공개매수 발표 이후 한국앤컴퍼니 주가가 급등했음에도 불구하고 10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19%가량 낮은 상태다.

'박스피'라는 오명을 쓴 코스피가 같은 기간 32% 오른 것과 비교된다.

그동안 한국앤컴퍼니 경영진의 주주가치 제고 노력이 큰 효과가 없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렇듯 주가가 저평가돼 있으면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노출되기 쉬운 것이 상식이다.

조현범 회장이 최근 사태에 대해 내놓은 입장도 이해하기 어렵다.

조 회장은 MBK의 공개매수 시도를 무리수로 규정하며 "개인투자자들의 손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MBK가 올려놓은 지금 주가에 한국앤컴퍼니 주식을 사는 개인투자자는 공개매수가 실패하고 조 회장이 다시 경영권을 공고히 하면 급락한 주가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일까.

MBK에 맞서 제시할 주주가치 제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 한국앤컴퍼니 관계자는 "공개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
[출처: 한국앤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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