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문화 콘텐츠 펀드 결성 목표

강민구 보광인베스트먼트 대표
사진=보광인베스트먼트


(서울=연합인포맥스) 양용비 기자 = K-컬처가 글로벌에서 호령하는 과정에서 모험자본의 역할이 컸다. BTS를 키운 하이브나 배틀그라운드 개발사 크래프톤이 벤처캐피탈의 지원 속에서 유니콘으로 성장한 대표적인 문화 콘텐츠 기업들이다.

이같은 분위기에 따라 정부에서도 K-콘텐츠를 적극 육성하고 있다. 반도체 경기가 주춤하는 기간에 콘텐츠로 공백을 메우겠다는 계획이다. 2027년까지 K-콘텐츠를 지금의 2배인 250억 달러어치 수출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에 크래프톤에 초기 투자했던 보광인베스트먼트는 제2·제3의 크래프톤을 찾기 위해 분주한 행보에 나서고 있다. 게임 뿐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스포츠를 아우르는 문화 콘텐츠 벤처생태계 전반에 숨결을 불어넣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2021년부터 보광인베스트먼트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강민구 대표는 16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국내에서 문화 콘텐츠는 반도체, 이차전지에 버금갈 만큼 업사이드가 큰 산업"이라며 "올해 문화 콘텐츠 관련 펀드를 조성해 관련 투자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딥테크 분야 투자로 성과를 내고 있는 보광인베스트먼트는 문화 콘텐츠 분야 투자로도 정평이 나 있다. 현재 시가총액 11조원에 달하는 크래프톤의 초기 투자사로 유명하다. 투자 당시 크래프톤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은 1천800억원 수준이었다.

그는 "크래프톤 뿐 아니라 디어유(글로벌 팬 플랫폼 기업), 에이스토리(콘텐츠 제작사) 등을 초기에 투자해 상장까지 동행했다"며 "에이스토리의 경우 영화 관련 펀드를 조성해 2016년 첫 투자한 콘텐츠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엔 영화 프로젝트에 처음으로 투자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배우 황정민, 정우성 등이 출연한 '서울의 봄'에 투자해 약 2.5배 이상의 수익을 냈다. 영화 프로젝트 투자로 2.5배 이상의 수익을 거두기 힘든 것을 고려하면 의미 있는 결실이었다.

강 대표는 "올해 최대 400억~500억원 규모의 문화 콘텐츠 펀드를 결성해 VFX, 인공지능(AI) 등과 융합된 콘텐츠 기업을 주목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간 보광인베스트먼트는 운용 난이도가 높은 펀드를 결성해 순조롭게 굴려왔다. 스포츠 펀드가 이에 해당한다. 스포츠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스포츠 펀드만 3개를 만들어 운용해 왔다. 스포츠 관련 시장이 크지만 투자처가 적다는 한계를 극복하며 투자 활동을 전개해 왔다.

그는 "모태펀드에서 청년창업펀드를 처음 만들었을 때도 투자할 곳이 없었지만 잇달아 펀드가 결성된 이후 좋은 멤버와 기업들이 생겨났다"면서도 "아직까지 스포츠 펀드는 투자처가 적어 실험적인 성격이 강하지만 좋은 아이디어와 멤버로 구성된 기업들이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다"고 얘기했다.

보광인베스트먼트는 투트랙 펀드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꾸준히 성과를 내왔던 소재·부품·장비 분야는 프로젝트 투자나 프리IPO 펀드 투자로 진행하고, 문화 콘텐츠 분야는 초기 기업에 투자하겠다는 방침이다.

강 대표는 "지난해 순수 민간 LP로만 구성된 프리IPO 펀드를 만들어 두나무, 지오스토리, 센서텍 등에 투자했다"며 "빠른 회수가 가능한 프리IPO 펀드도 적극적으로 만들어 수익을 창출해 낼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올해 보광인베스트먼트의 키워드로 '엑시트'를 설정했다. 포트폴리오의 유동화를 통해 신규 펀드 결성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자는 차원이다. 직원들에게도 올해 핵심 사항으로 주문을 한 상황이다.

그는 "약 100억원을 투자한 초소형 슈퍼커패시터 제조기업 코칩이 곧 상장하면 상반기 내로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외 에도 아시아에너지, 인생네컷, 헤이딜러, 비모뉴먼트도 올해 회수 기대주"라고 강조했다.

현재 약 2천500억원의 운용자산(AUM)을 굴리는 보광인베스트먼트는 올해 3천억원 이상으로 AUM을 불리겠다는 목표다. 3천억원 이상 AUM을 굴리는 운용사로 거듭나 BEP를 넘기겠다는 포부다.

삼성전자 엔지니어 출신인 강 대표는 동우하이텍에서 중국 관련 투자를 담당하다 2010년 보광인베스트먼트에 합류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소재·부품·장비 투자에 강점을 지닌 벤처캐피탈리스트다.

그는 "2013년 비트코인의 부상과 함께 관련 백서를 읽고 투자한 기업이 웹3.0 기업 씨피랩스였다(당시 코인플러그)였다"며 "당시 주목하지 않았던 블록체인 기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기업에 남는 딜"이라고 회상했다.

yby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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