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2월 미국의 비농업 고용 지표가 애매하게 해석되면서 달러-원 수급 구도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주 박스권 하단이 뚫렸지만, 추가적인 하락 재료가 제한돼 역내 결제 수요가 유입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면 다음 지지선인 1,300원 선이 위협을 받으면 네고 물량의 추격 매도세가 예상된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전 거래일 달러-원 환율은 11.10원 내린 1,319.80원으로 마감했다.

달러-원이 1,310원대로 진입한 건 지난 1월 12일 이후 처음이다. 두 달 가까이 이어진 1,310~1,330원 박스권에서 탈출할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다만 시장의 관심을 끈 미국 고용 지표가 양방향으로 해석될 여지를 남기면서 달러-원 방향성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전 거래일 달러-원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비둘기파적인 발언에 두 자릿수 급락했다. 주요 지표를 앞두고 심리적 지지선이 뚫리면서 달러 롱(매수) 포지션의 청산 물량이 가세했다.

다만 추가 하락 재료가 없다면 반발 매수세가 유입할 수 있다. 실제로 전장에서 역내는 저가매수를 위시한 결제 수요가 더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외환시장 전문가는 "주요 대기업들은 환율 하락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쪽"이라며 "1,300원이 깨지면 (네고를) 내놓을 텐데 그전까지는 매수하는 쪽이 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CPI와 FOMC를 앞두고 1,300원대 초반에서 더는 못 움직일 것 같다"고 덧붙였다.

A은행의 딜러는 "미국 실업률 상승에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졌으나 취업자 수가 예상치를 넘었다"며 "달러-원이 튀어오를 만한 이벤트는 해소됐지만 지난주 파월 의장 발언으로 (하락세를) 많이 반영했다"고 말했다.

그는 "1,320원 아래로 내려가면서 롱스탑이 나왔다"며 "해외투자 수요가 계속 있는지 아래쪽에선 희한하게 매수세가 계속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해외투자 수요도 달러 매수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연초부터 해외주식 투자가 지속하고 있다. 특히 미국 주식 거래는 연초부터 24억 달러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박스권에서 벗어나면서 1,300원을 지지선으로 보는 의견도 있었다.

빅 피겨(1,300원)를 위협할 경우 수출 기업의 레깅(매도 지연) 현상보다 추격형 네고 물량이 가세할 가능성도 있다.

B은행의 딜러는 "직전(1월) 고용 지표가 달러-원을 1,320원대로 상향 돌파하게 만든 계기였다"며 "최신 지표에서 (이를) 수정하면서 달러-원에 하락 재료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하단에 매물대는 뚫었다"라며 "아직 추격 네고 물량이 안 나오지만, 환율 하락세가 본격화하면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A 딜러는 "지난주 헤지펀드 등 역외가 (달러를) 팔았다"며 "먼저 시장 방향성을 빠르게 바꾸는 특성이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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