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절차적 정당성 위한 것…당일 버스도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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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미약품 홈페이지]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은 20년 동안 서울 송파구 사옥에서 주주총회를 진행해 온 한미사이언스가 올해 장소를 경기도 화성시로 옮긴 데 대해 "배경이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임종윤·임종훈 사장은 13일 입장문을 통해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는 2003년 이후 줄곧 송파구 한미타워에서 주주총회를 진행했다"며 "상장 이후 최초로 서울에서 2시간 이상 소요되는, 법인 소재지 근처 외부 시설에서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저의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한미사이언스는 전날 주주총회 소집공고를 통해 오는 28일 오전 9시 경기도 화성시 라비돌호텔에서 주주총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한미사이언스 본사는 경기도 화성시 팔탄면에 위치하지만, 회사는 그간 주주들의 접근성을 고려해 서울 송파구 사옥에서 주주총회를 개최해왔다.

일각에서는 올해 주주총회 장소가 경기도로 변경된 것을 두고 소액주주의 참석을 어렵게 해 이사회 측 의안을 통과시키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임 사장은 "굳이 팔탄 공장 부근으로 주총 장소를 옮긴다 해도, 외부 손님도 자주 왕래하는 공장 건물 식당을 활용할 수 있다"며 "낯설디낯선 제3의 장소를 기획하게 된 배경이 몹시 의문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20년 동안의 주총 장소와 사뭇 다른 곳으로 주주분들을 모시게 돼 주주의 일원으로서 송구스럽다"고 덧붙였다.

임 사장은 직접 참여가 어려워진 주주들에게 전자투표에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주주총회에서 임 사장과 한미사이언스는 이사 선임을 두고 표 대결을 벌일 예정이다.

임종윤·종훈 형제는 자신들을 포함한 이사 5명을 선임하는 의안을 주주제안했다.

이에 대해 한미약품 측은 "그동안 특별히 경영 관련 이슈가 없었으므로 편의를 위해 본점 소재지가 아닌 송파구에서 주주총회를 진행해 왔다"면서 "다만 이번 주총은 표 대결이 예정돼 있으므로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 상법과 정관에 부합한 명확한 절차를 위해 장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상법 제364조에 따르면 주주총회는 정관에 다른 정함이 없으면 본점 소재지나 이에 인접한 곳에서 소집해야 한다. 한미사이언스 정관도 똑같이 규정한다.

한미약품 측은 "이번 주총은 예년과 달리 최소 3시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쉽게 예상할 수 있다"며 "팔탄공장 식당에서 주총을 개최할 경우 임직원들이 점심 식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팔탄공장은 엄격한 기준에 따라 운영되는 의약품 생산시설로, 다수의 외부인이 방문할 경우 시설 오염에 대한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미약품은 충분한 인원을 수용하고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장소를 정했으며, 당일에는 역과 장소를 오가는 버스도 운영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미약품은 "임종윤 사장 측이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기간 이전에 권유행위를 간접적으로 행하는 것은 자본시장법 위반 가능성도 있어 매우 유감스럽다"고 강조했다.

한미약품그룹 지배구조
[출처: 한미약품]

 


아울러 임 사장은 '5년 내 순이익 1조원, 시가총액 50조원 달성'이라는 한미약품의 미래 전략을 공개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제2의 현대자동차 그룹처럼 시가총액 200조원 티어에도 진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사업 전략은 밝히지 않았다.

임 사장은 "여러 법무, 재무, 금융 전문가들과 논의를 통해 완성했다"며 "약속한 목표 달성을 위해 경영권을 걸고 법적으로 유효한 그룹의 목표 관리 제도에 서약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종가 기준 한미사이언스의 시총은 약 2조8천억원, 한미약품은 약 4조3천억원, 제이브이엠은 약 3천억원이다. 이들 기업의 시총을 더하면 약 7조4천억원 수준이다.

한편, 한미사이언스는 전날 혁신 신약 연구개발(R&D) 강화와 글로벌 사업 확대, 디지털 헬스케어 선도,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사업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중장기 성장 전략을 공시했다.

회사는 이를 통해 '글로벌 톱티어 헬스케어 회사'로 도약해 주주가치를 제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h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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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6시 54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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