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현대자동차[005380]와 기아[000270], 현대모비스[012330] 등 현대자동차그룹 주요 '3인방'이 올해도 대규모 조 단위 투자를 이어간다.
전기차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전기차 전환 계획에 대한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지만, 현대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 투자에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1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의 올해 투자 계획 규모는 19조218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아와 현대모비스의 경우 시설·설비에 한정한 금액으로 연구·개발(R&D)비용을 제외한 만큼 이를 포함하면 20조원을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현대차가 작년보다 약 5천억원 늘어난 12조5천159억원을 목표로 세웠다.
R&D에 가장 많은 4조9천억원을, 공장 신·증설과 전략투자에도 2조2천91억원과 1조8천556억원을 투입한다.
현대차는 작년 11월 착공한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에서 2026년부터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연간 2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지어지며 제네시스의 초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전기차 모델이 처음 생산될 예정이다.
또한,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주에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설립해 오는 4분기부터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HMGMA는 현대차·기아·제네시스 브랜드의 전기차를 연간 최대 30만대 생산하게 된다.
기아는 올해 국내외 공장에 작년보다 1조원가량 늘어난 3조3천228억원을 투자한다.
특히 국내공장에 2조1천340억원을 들여 전기차 전용공장에 속도를 낸다.
기아는 오토랜드 광명 2공장을 그룹 최초의 전기차 전용공장으로 전환하며 시험 가동에 돌입했으며 올해 소형 전기차 EV3, 내년 EV4를 만들 예정이다.
기아가 오토랜드 화성에 짓고 있는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전용 공장에서는 내년부터 중형급 전동화모델 PBV PV5를 양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대모비스는 국내외 공장 신·증설 및 보완투자에 3조1천831억원을 투입한다.
기아와 현대모비스의 R&D 비용도 꾸준히 증가했다. 기아는 지난해 전년 동기보다 20.6% 증가한 2조6천92억원을, 현대모비스는 16.1% 늘어난 1조5천941억원을 썼다.
현대차그룹 '3인방'이 이처럼 조 단위 투자를 이어갈 수 있는 배경에는 역대급 실적 호조에 힘입어 내부 유동성이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작년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는 19조1천666억원에 달했으며, 기아와 현대모비스도 14조3천531억원과 5조794억원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 퍼스트무버 전략에 따라 계획한 데로 전동화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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