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위안-원 직거래 시장에서 초이스 거래 등 이상거래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무의미한 외환건전성부담금 감면을 노린 거래 행태에도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19일 시장 참가자들은 당국이 초이스 거래를 교란행위로 판단하는 동시에 남용되는 외환건전성부담금 감면 제도를 개선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국은 위안-원 직거래 실적에 따라 해당 기관에 부과하는 외환건전성부담금을 공제하는 제도를 운용한다. 직거래 시장의 일평균 거래 금액의 1.5배와 대고객 거래금액의 50배를 더한 거래 실적을 부담금에서 감면해준다.

실수요가 부족한 위안-원 시장의 거래를 촉진하기 위한 정책이다.

그동안 위안-원은 실수요 확보에 어려움이 컸다.(연합인포맥스가 지난 1월 26일 송고한 '위안-원 직거래 실수요 '요원'…재정거래로 우회도' 제하의 기사 참고)

중국과의 교역 감소와 위안화 저금리 등으로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외환건전성부담금 공제방식 개선 주요내용
출처:한국은행

 


동일한 가격에 매수와 매도 주문을 내놓는 초이스 거래는 중개 수수료만 부담할 경우 시장 변동을 최소화하며 거래 규모를 늘릴 수 있다.

당국은 부족한 시장 거래량을 늘릴 수 있고, 은행들은 건전성 부담금 감면 혜택을 누리는 '일석이조'로 통했다.

다만 외환시장 구조 개선을 앞두고 초이스 거래가 시장 교란행위로 소지가 있는 대표적인 관행으로 떠올랐다.

시장에서도 초이스 거래를 허용하면서 은행들이 대중국 교역 감소에 따른 실수급 감소에도 거래량에만 집중하는 기형적인 시장 구조를 형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안화 거래가 실수요 유입을 촉진하기보다 부담금 감면 혜택만을 노린 거래만 활발해졌다는 뜻이다.

A 시장 참가자는 "위안-원 시장은 실수요와 괴리가 큰 시장이다"며 "굳이 그런 시장이라면 정책 자원까지 투입할 필요가 있을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 우리나라가 대중무역으로 먹고살던 2010년대라면 이해가 될 수도 있는 인센티브이나, 지금은 시대착오적인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B 참가자는 "실제로 위안-원 직거래 실수요가 많다고 얘기하기엔 애매하다"라며 "한 번에 호가를 낼 수 있는 장점은 있지만 이종통화 중에서도 거래 빈도수가 더 낮은 편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거래가 뜸한 점심시간을 전후로 초이스 거래가 집중적으로 이뤄지면서 시장 활성화 취지와 멀어졌다는 반응도 나온다.

C 참가자는 "초이스 거래엔 장단점이 있다"며 "자유로운 실제 거래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측면이 있는데, (단점은) 이게 또 하나의 플레이가 될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초이스 거래로 상당한 부담금 감면 혜택을 받았을 걸로 추정된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부담금운용종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외환건전성 부담금은 1천195억여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1년 외환건전성 부담금이 도입된 후 누적 부과된 부담금 규모는 1조2천757억여 원에 이른다.

원-위안 직거래 시장은 2014년에 개장했다.

한 외환시장 전문가는 "대부분 시장참가자는 시장 조성과 외환건전성부담금을 완화하기 위해 위안-원 거래를 한다"며 "거래량은 왔다 갔다 해 추이를 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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