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외 매수에 월말 네고 '뒷걸음질'

반복되는 숏커버링 재현 부담도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연고점을 뚫고 고점 인식을 약화하면서 수급 구도에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최근 1,340원대에 꾸준하게 유입하는 네고 물량이 월말과 분기 말에 눈높이를 높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수급 외에 달러 숏(매도)에 베팅한 포지션도 번번이 손실로 이어지면서 역외 매수세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일 달러-원 환율은 9.20원 상승한 1,348.7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11월 1일(1,357.3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근 2개월 동안 달러-원은 1,320~1,340원대를 중심으로 정체됐다. 위쪽에서는 네고 물량, 아래에서는 결제 물량이 유입하면서 박스권을 형성했다.

다만 월말과 분기 말을 앞두고 상단인 1,340원대가 뚫린 모습이다.

최근 달러-원 상승세를 주도한 건 역외 매수세로 지목된다. 주변국 통화인 엔화와 위안화가 약세를 보인 탓에 달러 롱(매수) 심리가 살아났다.

역내에서는 네고 물량이 꾸준하게 출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일 오전장만 해도 저항선 역할을 하던 1,341~1,342원대에 네고 물량이 많았다.

다만 위안화가 3거래일 만에 절하 고시된 이후 매수 우위로 전환됐다.

A은행의 딜러는 "(전일) 네고 물량은 나오는데 역외 매수세가 많아 보였다"라며 "이번 주 후반까지 네고 물량은 계속해서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미국장 휴장과 PCE(개인소비지출) 지표 경계감이 있어 환율이 내려오진 못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B은행의 딜러는 "역외 달러-원 환율이 1,350원을 터치했다"며 "장중에는 네고 물량이 계속 나왔는데도 역외 매수세가 강했다"고 말했다.

그는 "월말 네고가 1,350원을 고점으로 생각하고 유입할지 지켜봐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1분기 내내 박스권에서 숏 심리가 꺾인 점도 환율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양방향으로 네고 물량과 결제 수요가 유입하면 외국인의 커스터디 물량은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 수급상 커스터디 매도 기대감은 숏 심리를 지지했다.

외국인은 코스피를 1월 3조5천억 원, 2월 7조 7천억 원, 3월 3조 5천억 원가량 순매수하고 있다. 연초부터 11조 원 넘게 사들였다.

다만 달러-원은 1,300원대 초반에서 하단이 제한됐다.

이에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투자도 그에 못지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그동안 1,340원대 초반에 형성된 저항선이 뚫리면서 달러-원 상승 폭이 커졌다"며 "이달 외국인 국내 주식에 들어온 순매수는 해외투자 및 결제 수요를 고려하면 상쇄된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C은행의 딜러도 "네고 물량이 나와도 매수세가 대기한 이후 환율을 끌어올리는 패턴을 보인다"며 "외국인 증시 순매수가 들어온다고 해도,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수요도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이달 중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19억1천7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달(14억7천400만 달러)보다 순매수 규모가 더 늘어났다.

최근 달러-원 환율 추이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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