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사옥>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은 무리한 외형확장보다 '내실경영'에 초점을 두고 2013년 경영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 장기화와 중국, 미국 등 주요국가의 경기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전 세계 자동차 판매 성장률이 3~4%대에 그치고 국내시장 역시 경기 부진과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에 따라 올해보다 1%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제값 받기'를 통한 브랜드 인지도 향상과 품질경영을 지속할 계획이다.

미국, 유럽 등 자동차 주요시장 외에도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등 이머징 마켓에서의 판매도 확대할 예정이다.

또,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등 친환경차에 대한 연구ㆍ개발(R&D) 투자는 지속적으로 늘려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방침이다.

수출 비중이 높은 현대차그룹은 원화 강세가 매출감소의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달러-원 환율이 주로 1,000원 초반대에서 1,050원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룹 관계자는 "지속적인 유로화 약세에 4분기부터 달러화 약세까지 겹쳐 환율이 매출 감소의 변수로 꼽히고 있다"며 "최근 달러-원 환율이 1,070원까지 근접하는 등 원화 강세가 지속할 것으로 보고 내부에서는 보수적인 관점에서 경영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환율 변동성에 대비하기 위해 해외공장을 100% 가동하고 비용을 절감할 계획이다.

다만, 원화 강세가 지속하더라도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과거처럼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의 국내 공장 생산 비중은 2006년 64.5%에서 지난해 46.3%로, 기아차는 90.5%에서 62.3%로 감소하는 등 해외생산 비중이 커진 상태다.

현대차그룹은 내년에도 글로벌 경기부진 장기화에 따라 국내 경기부양을 위해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가계부채 부담 완화를 위해 저금리가 필요한 상황에서 국가 신용등급 상향으로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이 확대돼 금리 하락세를 견인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러한 대내외 시장 악화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해외 신규공장 증설은 당분간 추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11월 브라질공장 준공식에서 "현대차와 기아차가 연간 700여만대를 내수와 수출을 통해 판매하고 있는데 이중 해외비중이 80% 수준"이라며 생산 규모 면에서 충분하다는 의사를 내비쳤기 때문이다.

대신 현대차그룹은 경기 불확실성에 대비해 현금을 계속 쌓고 있다. 현대차는 9월 말 기준 7조4천716억원의 현금을 보유해 지난해 말보다 1조2천397억원 증가했다. 기아차도 같은 기간 2조3천41억원에서 2조5천257억원으로 2천216억원 늘어났다.

현대차의 부채비율은 전년 말 171.48%에서 올 9월 말 153.56%로 감소했고 기아차도 123.95%에서 102.18%로 대폭 개선됐다.

다만, 고객들에게 할부금융을 제공하기 위해 올해처럼 해외법인을 통한 자금조달은 지속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지난 9월 미국 자동차금융법인 현대캐피탈아메리카(HCA)가 독자적인 신용도를 바탕으로 3년물과 5년물 각각 5억달러씩 총 10억달러 채권 발행에 성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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