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효지 특파원 =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지정학적 불안으로 시장의 위험 회피 심리가 커지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외환 시장에서 선택할 수 있는 안전자산은 스위스프랑화라고 다우존스가 23일 진단했다.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혔던 미 달러화나 엔화 등이 해당국 내부의 경제 불안으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우선 미 달러화는 쌍둥이 적자와 연방준비제도(Fed)의 저금리 정책이 투자자들의 발목을 잡는다. 또 이란과 이스라엘의 긴장 국면에서 미국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도 미 달러화의 매력을 떨어뜨린다. 역사적으로 미국이 중동 문제와 직접 관련됐을 때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다. 이란이 수에즈 운하를 통해 군함을 이스라엘 근처에 배치하면서 미국이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었다는 평가다.

엔화도 안전자산으로서의 매력이 크지 않다. 일본 경제가 여전히 디플레이션에 허덕이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성장을 촉진할 만한 마땅한 재정 및 통화 정책을 갖고 있지 않은 듯해서다.

유로화는 유로존의 부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장기적인 상승세를 기대하기 어려운 통화다. 유럽중앙은행(ECB)이 매파적인 발언을 통해 금리 인상을 시사하기도 했지만 유로존 주변국의 국채 문제에 대한 부담으로 통화 정책을 쉽사리 긴축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리스가 지급 불능 상태에 빠지거나 아일랜드가 구제금융 조건을 재협상할 가능성, 그리고 독일 국채에 대한 매력 하락 등은 유로화의 최근 강세를 끌어내리기 충분한 요인이다.

이날 파운드화는 지난 통화정책위원회에서 9명의 위원 중 3명이 금리 인상에 표를 던졌다는 소식에 급등했다.

하지만 영란은행(BOE)은 공공부문에 대한 지출 감축의 영향이 완전히 나타날 때까지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다우존스는 스위스도 경제 문제에 직면했지만 최근 나타난 디플레이션 위협이 완화했고 경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줘 스위스중앙은행(SNB)이 매파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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