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중복지원 문제될 만큼 자금 흘러넘치지 않아"

"KAI 민영화 원칙 맞아…産銀 이미 상업화"









(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진영욱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서는 단기간에 수익을 내기 보다는 장기간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 주는 금융지원인 '페이션트 캐피탈(Patient capital)'이 어느 때 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진 사장은 21일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시중은행들은 경기가 조금만 나빠져도 자금을 회수하고 만기 연장을 거부해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게 된다"면서 "지금은 기다려 주고 참아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공사는 국가 신용도를 바탕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시설자금은 5년, 운영자금은 3년 정도의 만기로 저리 자금을 공급해 주고 있다"면서 "이러한 금융지원은 상업은행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공사와 같은 정책금융기관이 할 수 있는 일이다"고 덧붙였다.

진 사장은 정책금융기관 재편과 맞물려 중기ㆍ중견기업에 대한 정책자금 중복지원 문제가 거론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의 중소기업 금융지원이 효율성을 따질 정도로 흘러 넘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고민해 봐야 한다"면서 "양적인 규모가 워낙 적은 상태에서 질적인 효율성을 거론하는 것은 팩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하는 말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책금융기관 사이에서도 지원과 관련해 특화돼 가는 과정에 있다"며 "중복지원 문제를 자꾸 얘기하는 것은 배고픈 사람에게 영양을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벤처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자금 지원도 지속해 나가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일자리 창출과 성장동력을 높일 수 있는 곳들이 바로 벤처들이다"면서 "창업 열기를 북돋아 주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계속해 자금을 공급해 줄 계획이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민영화와 관련해서는 "현 정부에서 산은을 왜 민영화하기로 했는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산은이 이미 벌여 놓은 사업이라든가 산은에 재직중인 직원들의 마인드는 이미 완전히 상업화 돼 있다"면서 "과거로 되돌리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서는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지난 해 말 대한항공의 불참으로 매각이 무산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재매각 여부에 대해서는 "새 정부의 뜻이 매우 중요하다"면서도 사견임을 전제로 "민영화 원칙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KAI가 위치한 사천지역을 항공클러스터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KAI의 민영화를 전제로 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면서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새 정부도 민영화 원칙에 대해서는 다르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pisces73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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