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현대자동차가 판매증가에도 원화강세와 엔저에 따른 일본 완성차업체의 공세, 국내생산분 감소, 리콜 충당금 반영 등의 악재로 1분기에 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현대차는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7% 감소한 1조8천685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당기순이익도 14.9% 감소한 2조878억원을 보였다.

영업이익 감소의 주된 요인은 환율에 따른 영업부문 비용과 매출원가 증가에 따른 것이다.

원화강세가 지속되면서 현대차의 1분기 판매관리비는 전년 동기보다 11.3% 증가한 2조8천360억원을 보였다. 1분기 평균 달러-원 환율이 1,085.5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약 4%가량 낮아진 영향을 받은 것이다.

이달 초 발생한 리콜 관련 충당금 900억원도 포함됐다.

또한, 현대차 노조가 주말특근 임금산정 방식 이견으로 7주 연속 주말 근무를 거부하면서 국내생산분이 감소한 것도 수익성 둔화에 원인으로 작용했다.

1분기 국내공장 생산 물량은 전년 대비 7.6% 줄어든 44만7천대에 그쳤다. 특히 맥스크루즈와 신형 싼타페 등 수익성이 높은 차량을 중심으로 생산 차질이 빚어졌다. 이에 따라 고정비 증가로 1분기 전체 매출액에서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동기대비 1%포인트 상승한 78%를 나타냈다.

다만 현대차의 매출액은 판매대수 증가와 연결법인 증가에 힘입어 6.0% 늘어난 21조3천671억원을 시현했다.

현대차의 글로벌 판매대수는 전년 동기대비 9.2% 증가한 117만1천804대였다. 특히 작년 베이징 3공장 증설을 마무리 지은 중국 시장에서 전년 동기대비 39.6% 증가한 25만2천대를 판매했다. 미국시장에서도 신형 싼타페 판매호조로 전년보다 0.5% 증가한 16만4천대를 팔았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시장에서 엔저를 등에 입은 일본 완성차업체의 공세에 그대로 노출된 모습을 보였다. 유럽에서는 전년 동기보다 10.9% 감소한 9만8천대 판매에 그쳤고 시장점유율은 3.0%로 0.2%포인트 하락했다. 미국시장 점유율도 0.2%포인트 감소한 4.5%였다.

현대차는 엔저를 활용한 일본 경쟁사들의 공격적인 시장 확대 정책으로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원희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가격경쟁력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는 있지만, 일본 경쟁업체들의 해외생산 비중이 높아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연초 달러-엔 환율 예상치 86~87엔보다 보수적인 수준인 100엔 정도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증시전문가들은 현대차의 1분기 실적이 우려한 것보다는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최중혁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리콜 관련 충당금 900억원과 주말특근 거부에 따른 생산량 감소, 환율 등이 우려했던 것보다는 실적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며 "작년에 완공된 브라질 공장이 예상보다 빨리 이익을 냈고 국내공장 생산량 감소분을 해외공장에서 만회했다"고 분석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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