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의사록서도 일부 위원 QE 축소 발언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2일(미국 동부시간) 뉴욕금융시장에서 주가는 수개월 안에 자산 매입을 줄일 수 있다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에 하락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나와 양적 완화 축소 관측에 힘이 실렸다.

국채 가격은 하락했고 미 달러화는 주요 통화에 대해 강세를 보였다.

버냉키 의장은 의회 합동경제위원회 증언에서 "Fed가 필요한 만큼 높은 강도의 경기조절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의사가 있다"고 재확인했다.

그는 그러나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고용지표가 개선되는 정도에 따라 앞으로 몇 차례 회의 내에 자산매입을 축소하는 결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의 이런 발언으로 시장에서는 9월에 긴축이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 시작했다.

채권펀드 핌코의 빌 그로스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앞으로 수개월 내에 잠재적인 자산 매입 축소가 나오는 상황을 보는 것 같다. 아마도 9월쯤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경제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을 이유로 자산 매입 축소 여부를 결정하려면 3~4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난 4월30일과 5월1일 이틀 동안 열린 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서 일부 위원들은 몇 달간 유입되는 경제지표가 매우 탄탄하고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여준다면 이르면 6월에 양적 완화를 축소할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미국의 기존 주택판매는 2009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4월 기존 주택판매가 전월 대비 0.6% 늘어난 연율 497만채(계절 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1.4% 증가한 499만채를 예상했다.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FOMC 의사록에서 Fed가 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 일찍 자산매입 축소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함에 따라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80.41포인트(0.52%) 하락한 15,307.1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13.81포인트(0.83%) 밀린 1,655.35에 끝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8.82포인트(1.11%) 떨어진 3,463.30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상승세로 출발해 벤 버냉키 Fed 의장이 앞으로 부양책 축소는 경제지표가 개선되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임을 재확인해 상승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오후 발표된 지난 4월30일과 5월1일 이틀 동안 열린 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서 일부 위원들이 이르면 6월에 그때까지 유입되는 경제지표가 아주 탄탄하고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여준다면 양적 완화를 축소할 의지가 있다고 밝힌 것으로 나와 주가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Fed의 다음 정책회의는 6월 18일과 19일 이틀 동안 예정돼 있다.

의사록에 따르면 자산매입 축소 시기에 대한 위원들 사이에 컨센서스는 나오지 않았다.

개별 종목 가운데서는 미국 2위 건축자재 판매업체 로우스가 순이익이 전년보다 늘었지만, 시장의 예상은 하회했다고 발표했다.

고급주택건설업체 톨브러더스는 분기 순익이 46% 증가해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의류업체 타깃의 실적도 월가의 예상을 웃돌았다.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버냉키 Fed 의장이 수개월 안에 자산 매입 규모를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혀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538)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28/32포인트 낮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10bp 높은 연 2.031%를 기록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1-14/32포인트나 하락했고, 수익률은 8bp 오른 3.211%를 보였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7bp 이상 상승한 0.894%를 나타냈다.

국채가격은 오전 10시의 버냉키 Fed 의장의 의회 합동경제위원회 증언과 오후 2시에 나올 FOMC 정례회의 의사록 발표를 앞두고 상승했다. 버냉키 의장이 비둘기파적 발언을 내놓을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전날에 이어 이날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경제 전망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자산 매입프로그램 조기 축소나 종료 여부 결정은 3-4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오전 10시에 버냉키 의장이 의회 사전 연설문에서 국채매입 규모 축소를 논하기 아직 이르다고 밝혀 국채가격이 상승했다. 그러나 질의응답(Q&A) 시간에 수개월 안에 국채 매입 규모를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 국채가격이 반락했다.

더들리에 이어 버냉키 역시 같은 뉘앙스의 발언을 내놓아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지난 3월 중순 이후 처음으로 2% 위로 상승했다.

리처드 피셔 댈러스연은 총재는 이날 "시장에서 Fed의 존재감을 줄이는 과정에서 국채매입 속도를 늦추기에 앞서 모기지담보증권 매입을 먼저 축소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4월30-5월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은 오는 6월 양적완화(QE) 축소논의가 진행될 수 있음을 밝혀 국채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갔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버냉키가 자산 매입 규모 축소 가능성을 시사했다면서 예상보다 빠른 시기인 오는 9월에 QE 축소 가능성이 증폭된 것은 향후 국채 거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시장관계자는 "버냉키가 QE 축소와 확장 가능성을 다 얘기했다"면서 "국채수익률은 이미 바닥을 친 상황이지만 극적인 상승세를 나타낼 가능성도 희박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Fed는 QE를 축소한다 해도 국채수익률 상승이 점진적으로 이뤄지길 원하는 모습을 나타냈다"이라면서 "QE 축소에 대한 더 확실한 신호가 나온다면 10년물 국채수익률은 2.25-2.50% 범위대로 상승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외환시장= 미국 달러화는 버냉키 Fed 의장이 수개월 안에 자산 매입 규모를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혀 엔화와 유로화에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103.16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2.47엔보다 0.69엔 높아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2859달러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2906달러보다 0.0047달러 하락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32.64엔을 나타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2.26엔보다 0.38엔 올랐다.

BOJ는 이날(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 후 성명을 내고 본원통화를 연간 60조~70조엔 늘리기로 한 기존 통화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은 의회 합동경제위원회 증언에 앞서 내놓은 사전 연설문에서 자산 매입 규모 축소를 논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고 밝혔다.

비둘기파적 발언에 힘입어 달러화가 유로화에 낙폭을 확대했고 엔화에 상승폭을 줄였다. 그러나 질의응답(Q&A) 시간에 한 의원의 질문에 수개월 안에 자산 매입 규모 축소 가능성이 있음을 밝혀 달러화가 엔화에 상승폭을 재차 확대했고 유로화에도 반등했다.

더들리에 이은 버냉키의 QE 축소 가능성 시사로 달러화가 엔화에 한때 103.72엔까지 오르는 등 강세 지지를 받았다.

오후 2시에 발표된 지난 4월30-5월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은 오는 6월 QE 축소를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혀 달러화가 상승세를 이어갔다.

유니크레디트는 올 연말 달러-엔의 목표치를 115엔으로, 유로-달러는 1.33달러로 각각 설정한다고 말했다. 은행은 유로존의 올 하반기 경제 활동이 개선될 것이라면서 따라서 유로화가 강세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투자은행 노무라는 버냉키 의장이 이날 예상보다 빠른 시기에 자산 매입 규모 축소 시사로 달러화가 이전보다 빠른 속도로 108엔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은행은 투자자들이 닛케이 225 주가지수에 노출된 위험을 헤지하기 위해 달러화를 매입할 것이며 미 경제가 강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으로 달러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파커볼글로벌뉴스레터의 환율매니저스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4월4일 BOJ가 대규모 QE를 발표했음에도 환율관련 펀드매니저들은 4월에 엔 강세에 대규모 배팅했다.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미국의 지난주 휘발유 재고가 급증한 데다 Fed가 빠르면 오는 6월에 3차 QE 축소를 논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부각돼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90달러(2%) 낮아진 94.28달러에 마쳤다.

이날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5월17일로 끝난 주간의 미 원유재고가 30만배럴 감소했다고 밝혔다. 플랫츠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120만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주 휘발유 재고는 300만배럴 증가했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 20만배럴 줄어들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제유 재고는 110만배럴 감소했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의 예측치에 부합한 것이다.

전날 장 마감 뒤 미국석유협회(API)는 지난주 원유재고가 53만2천배럴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휘발유 재고 예상 밖 증가와 벤 버냉키 Fed 의장의 의회 합동경제위원회 증언 이후 낙폭을 확대했다.

버냉키 Fed 의장은 사전 연설문에서 QE 축소 논의를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그러나 질의응답 시간에 수개월 안에 자산 매입 규모를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혀 유가가 낙폭을 확대했다.

이후 오후 2시에 발표된 FOMC 4월30-5월1일 정례회의 의사록이 많은 위원이 오는 6월 QE3 축소를 지지하고 있다고 전해 유가 하락폭이 더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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