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오피스 공실률이 급등하며 책임분양을 앞세워 공사를 수주했던 건설사에도 그늘이 드리웠다. 사옥을 팔고 직접 임차인이 되거나 관계사까지 불러모으는 등 입주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내년 3월 이후 서울 종로구 청진동에 들어서는 GS그랑서울로 이전한다. 옛 한일관 자리에 들어선 이 건물은 대지면적 1만 4천225㎡에 빌딩 연면적 17만 5천536㎡에 이르는 프라임급 오피스다.

이미 지엘피에프브이원(주), 코크렙청진18호 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를 임대인으로 하는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으며 서울역 앞 현 사옥은 베스타스 자산운용에 매각했다.

헌집 팔고 새집으로 이사를 가지만 처지는 집주인에서 세입자로 바뀌었다. 코크렙 청진 18호에 부동산을 매각할 때 책임분양을 약속한 까닭이다.

GS건설 관계자는 "입주율도 올리고 공간문제도 해결하는 셈"이라며 "종로로 이전하면 플랜트 사업본부 등 흩어졌던 조직들도 함께 모일 수 있다"고 말했다.

대림산업도 책임분양 약정으로 때아닌 사옥이전설에 휘말렸다.

관계사인 청진이삼프로젝트(주)가 시행하는 오피스 개발사업과 관련해 대출은행인 산업은행에 착공 후 책임준공과 분양확약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책임분양 내용은 36개월 내에 계약금의 10%, 39개월 내에 잔금의 90%를 납입하는 조건이다. 아니면 건물 전체를 임대하는 마스터리스 확약을 이행해야 한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청진이삼프로젝트는 시간도 2년 이상 남아 사옥 이전은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영업 쪽에서 임차인 유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코오롱글로벌이 송도 IT센터로 사옥을 옮기는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 28일 인천시와 입주협약식을 체결한 코오롱은 과천을 떠나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 있는 지하 1층~지상 33층 2개동인 송도 IT센터로 이전한다. 코오롱은 지난 2008년 1천216억 원에 이 건물의 도급공사를 맡았다.

기존 사옥이 좁아 이전한다는 게 코오롱의 설명인데 대전에 있는 코오롱워터앤에너지 등 다수의 계열사까지 불러 모은다.

코오롱 관계자는 "과천 사옥도 지주사에 임대해 사용했고 연간 임대료도 40억 원가량 줄어든다"며 "회사의 미래를 보고 내린 결정이며 임대확약같은 다른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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