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가계 디레버리징(부채감축)이 미국과 한국 주택시장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을 설명하는 키워드로 지목됐다. 국내 부동산도글로벌 상승 국면에 동참하기 위해서는 국내 가계의 디레버리징이 선결과제인 것으로 분석됐다.

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미국 주택가격은 연일 기록을 갱신하며 상승하고 있어 국내 주택시장의 디커플링 현상이 역력하다.

지난달 발표된 미국 20대 도시의 S&P 케이스쉴러 지수는 전년대비 10.9% 상승하며 2006년 4월 이후 7년 만에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또 데이터 제공업체인 코어로직은 지난 4월 미국 주택가격이 전년대비 12.1% 올라 2006년 2월 이후 최대 상승세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국내 주택시장은 4.1대책 발표 이후 잠깐 상승세에 그쳐 대조를 이뤘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지난 4월 1년 4개월 만에 상승했던 서울 아파트 가격은 5월 말 하락 반전해 2개월을 버티지 못했다. 또 가격 상승을 주도하던 재건축 아파트도 4개월 만에 하락하는 등 정체 흐름이 역력했다.

전문가들은 한·미 가계의 디레버리징 차이가 주택시장의 디커플링을 가져온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은 2006년 거품 붕괴 이후 주택가격이 고점 대비 35%, 모기지론(주택담보대출)이 11% 줄어드는 등 5~6년에 걸쳐 디레버리징이 진행됐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은행(FRB)은 양적완화(QE)와 모기지론 매입 등으로 대출금리 하락을 유도하며 가계의 디레버리징을 지원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2008년 이후에도 가계대출이 줄지 않고 가처분소득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높게 나타나는 등 디레버리징이 완료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노기영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 주택시장이 본격적으로 턴어라운드 하려면 미국과 마찬가지로 가계부채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중앙은행, 금융기관, 가계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두한 농협경제연구소 실장은 "미국은 주택가격 하락을 수반한 부채축소과정을 마무리하고 레버리징 구간으로 진입했다"며 "이런 흐름에 동참할 수 있도록 국내에서도 가계의 디레버리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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